
대학가에서 ‘1000원의 아침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와 등록금 인상에 힘겨워하는 대학생들이 밥이 포함된 일반 식단을 비롯해 쌀빵·쌀국수 등의 간편 식단을 1000원에 먹을 수 있어 만족도가 98.7%(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달하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 하지만 1000원에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대학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농식품부가 2017년 도입한 ‘1000원의 아침밥’은 학생이 한 끼에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학교가 부담하는 형태로 시행하고 있다.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아침을 1000원에 제공해 아침 식사 문화를 확산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참여 대학 수는 사업 첫해인 2017년 10곳(시범 사업)에서 2022년까지 6년 동안 30곳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2023년 정부 예산이 확대되면서 68곳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에는 186개 대학으로 1년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200개 대학이 참여한다.
이처럼 ‘1000원의 아침밥’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1000원에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대학은 극히 드물다. 일부 대학에서 특별 행사나 시험 기간, 또는 한정된 기간에만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00원에 점심·저녁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대학은 서울대와 충남대 정도다.
서울대는 학생회관 식당에서 아침·점심·저녁 식사 모두 1000원에 제공한다. 이 중 아침 식사는 농식품부 ‘1000원의 아침밥’ 사업으로, 점심·저녁 식사 는 자체 예산으로 운영한다.
충남대는 시험 기간마다 ‘1000원의 저녁밥’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시험 기간(4월14~17일)에는 총 3250명이 이용해 성황을 이뤘다. 충남대는 지난해 2학기 중간고사 기간 ‘1000원의 저녁밥’을 일회성 이벤트로 계획했으나, 학생들의 긍정적인 여론을 반영해 올해부터 시험 기간마다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1000원에 점심·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대학은 왜 드물까.
우선 대학생 등 청년층의 아침 식사 결식률이 높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20대 남녀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약 5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에 ‘1000원의 아침밥’ 사업 취지도 ‘대학생들의 아침 식사 문화를 확산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학업 집중력 향상, 쌀 소비 촉진 등을 기대하고 있다.
예산과 운영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 점심·저녁 식사는 운영비와 인력 부담이 크다. 아침 식사보다 이용 인원이 많고 메뉴가 다양해 1000원에 식사를 상시 제공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인원 분산이 잘 되고 식단이 간편해 예산과 조리 인력 부담이 적은 ‘1000원의 아침밥’ 사업도 현재는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지원 단가 인상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동용 기자 dy07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