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이자 장사' 비판 속 실적 악화 전망 나와... "돌파구 있을까?"

2024-10-24

카뱅, 주담대 확장 통해 성장했지만 '이자 장사' 비판 받아... "설립 취지와 맞지 않아"

가계대출 규제에 주담대 확대 제동 걸려... 올해·내년 영업익 추정치 하향 조정돼

'돌파구'로 개인사업자 대출 및 플랫폼·수수료 이익 확대 선택... 통할지는 '미지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카카오뱅크가 급격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확장으로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를 예상하는 전망까지 마주했다. 주담대가 그간의 성장을 견인해온 상황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카카오뱅크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주담대 대신 개인사업자 대출 및 플랫폼·수수료 이익 확대를 돌파구로 택한 모습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판단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건전성 문제와 대주주 리스크 등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23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남겼다.

호실적은 이자수익이 이끌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1조18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늘었다. 전체 영업수익의 81%를 차지할 정도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이 이처럼 크게 성장한 이유로는 적극적인 주담대 확대가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말 5조50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말 12조4000억원으로 7조원 가량 불어났다. 지난 1년 새 주담대 규모가 두 배가 된 셈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전체 여신 잔액은 8조7000억원 증가했다. 즉, 증가한 대출의 대부분을 주담대가 차지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담대 중심으로 하는 카카오뱅크의 성장 전략은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본래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 부실 우려는 작으면서 손쉽게 이자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주담대를 확대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을 향해 "인터넷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리는 것은 포용적 금융을 목표로 한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급격한 대출 증가가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실적 악화 또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에 집중하면서 주담대 위주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KB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7500원에서 2만5500원으로 7.3% 내리는 한편,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6530억원에서 6050억원으로, 내년 추정치는 7520억원에서 6640억원으로 각각 7% 및 12% 하향 조정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3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116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3.5% 하회할 것"이라며 "전 분기 대비 원화대출 증가율은 0.8%로 당초 기대치를 하회하고, 비이자이익도 전 분기 대비 10.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의 가계대출 성장 규제 속에서 올해와 내년 대출 성장률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도 이 같은 업계 안팎의 비판을 고려하는 모양새다. 주담대가 아닌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 곳간을 채우는 한편, 플랫폼 및 수수료 이익 확대를 주요 사업 추진 방향성으로 삼고 전략 재편에 매진 중이다. 하지만 향후 성장성에 관해 여전히 의문부호가 떨어지지 않는 형국이다.

먼저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주담대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개인사업자 비중이 3.3%(1조4000억원)에 불과한 터라, 연말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1조원 가량 늘려도 이자수익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무리한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연체율 상승과 그로 인한 건전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연체율은 0.48%로 지난 분기 대비 0.1%p 늘었으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7%로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상승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해 건전성 관리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개인사업자 대출의 특징"이라며 "카카오뱅크는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공격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렸을 때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적지는 않다"고 전했다.

여기에, 추후 성장의 밑거름이 돼야 할 플랫폼 및 수수료 이익 확대는 대주주 리스크에 막혀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원하는 성과를 얻으려면 마이데이터, 신용카드, CB 사업 등이 필수적인데,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이들 사업의 인허가가 계속해서 보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플랫폼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각각 214억원 및 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2%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당 부문의 중요성에 반해 성장세는 눈에 띄지 못했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수익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쉬웠던 요인"이라며 "아이디어 상품과 서비스 출시로 수수료·플랫폼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해당 수익을 의미있게 확대시킬 수 있는 마이데이터 및 신용카드, CB사업 등이 대주주 리스크로 인가가 지연되고 있어 단기간 내 관련 모멘텀 발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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