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을 앞두고 용돈을 벌고 싶은데…편의점과 카페 등 일할 수 있는 여러 곳에 아르바이트 지원을 해도 답장 한 통이 없네요. 왜 그런건지 알 수 없어요. 우리는 어디서 구직이라는 사회생활 경험을 해야 되나요. 되묻고 싶어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지독한 불경기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우리 사회를 덮치면서 사회 초년생들이나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생, 그리고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구직난이 가중되고 있다. 한마디로, 가장 기초적인 경제활동의 경험조차 메말라 버리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는 이들의 한숨소리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16일 국내 유수의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따르면 사회초년생 등의 아르바이트를 위한 전주지역 편의점 구인 공고는 모두 18곳에 불과했다. 수백여곳을 넘어서고 있는 편의점은 물론, 카페와 커피숍, 빵집 등의 구인 광고도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되면서 점주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는 2025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발표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은 1만 2천36원까지 상승하며, 주 40시간 근무 기준 209만6천270원으로 적용되면서 점주들이 본인들의 가족단위로 영업에 나서야 하는 몸체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편의점과 카페, 커피숍, 빵집 등의 소상공인들이 영업장의 몸체 줄이기에 나서게 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정글의 조용한 나비 몸짓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사회에 엄청난 태풍을 불게 했다는 나비효과의 모습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르바이트 구직 형태 역시 초심자에서 경력직 쪽으로 옮겨가면서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들의 구직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일이 서툰 초심자 여럿보다는 업무처리가 능숙한 경험자 1명을 뽑아 인건비를 줄여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전주지역 카페 아르바이트 공고 중 동종업계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우는 전체의 77.7%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에도 전체의 55.5%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아르바이트 구직형태의 변화에 사회초년생이나 대학 입학 수험생, 대학생 등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최근 수능을 치른 이 모(19) 군은 “대학교 입학 전 용돈을 벌고 싶어 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 아르바이트 지원을 했지만, 연락 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주변에도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이 있다”며 “구직 사이트만 확인해봐도 경력이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는 곳이 훨씬 많다. 사회 초년생들은 경력을 어떻게 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주의 한 편의점 점주 김모(45) 씨는 이에 대해 “매년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크다. 불경기로 가게 매출도 줄어들어 알바생 채용이 어려운 실정이다”며 “또 대학 입학을 앞둔 수험생들을 채용하면, 일이 능숙해졌을 때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점주 입장에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김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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