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전방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신선식품 배송, 새벽배송, 국내 셀러 유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운영 등 다각적인 시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반복된 위조품 논란과 고객 응대 미흡 등으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이 같은 공세는 단기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달 식품 전문관 '알리프레시'를 시범 운영하며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배송하는 구조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새벽배송' 모델과 유사하다. 상품은 국내 셀러가 공급하고 배송은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창고를 활용한다. 알리는 이를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로컬-투-로컬(Local-to-Local)'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알리는 국내 물류 파트너사와 협력해 배송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향후 신세계 계열 유통망과 협업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온라인 중심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알리는 오프라인 행사까지 병행하며 존재감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첫 단독 팝업스토어에는 '11초 장바구니 챌린지', 게임존, 이벤트존 등이 마련돼 MZ세대를 겨냥했다. 오픈 전부터 대기 행렬이 생기고 다양한 연령층이 몰리며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알리는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광군제(11.11)' 맞이 대규모 할인 행사도 예고했다. 난방가전,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국내 브랜드가 참여하며 일부 품목은 1만1111원 한정 특가, 최대 80% 할인된다. 참여형 캠페인 '고기대첩', '싹싹대전'도 병행된다. 알리는 이를 통해 단순 글로벌 직구 플랫폼에서 '국내 일상형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서울시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눈높이 평가'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77.5점으로 조사 대상 10개 플랫폼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SSG닷컴(87.4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86.9점)와 비교하면 10점 이상 낮았다. 특히 고객 응대와 정보 제공 부문 점수가 낮았다.
위조품 유통 문제도 신뢰에 결정적 타격을 줬다. 서울시는 최근 알리, 테무, 쉬인 등 C커머스 플랫폼에서 유통된 가방, 화장품, 전자기기 1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전 제품이 위조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일 제품이 여러 플랫폼에서 유통된 점으로 미뤄 조직적 유통 가능성도 제기됐다.
알리는 최근 몇 년간 개인정보 유출, 허위 할인 표기 등으로 수차례 과징금과 과태료를 받았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20억원, 올해 8월 허위 할인 광고로 21억원이 부과됐다. 반복되는 법 위반은 소비자 피로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로컬 셀러 유치 등 모든 전략은 소비자 신뢰가 기반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며 "한국 시장은 단순 저가 경쟁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제 핵심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이냐"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