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후손들의 학업 환경·진로 계획 점검

강원 화천군이 추진 중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이 에티오피아 땅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화천군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현지 장학사업 점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에는 최문순 화천군수를 비롯한 방문단이 참여해 후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 생활 환경과 학교 성적을 면밀히 살피고 진로 계획 등을 인터뷰했다.
군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참전용사 후손 420명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207명이 화천군으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초등학생 20명, 중·고등학생 134명, 대학생 53명이 학비를 지원받으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명성의과대학에서는 7명의 후손들이 특별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의사가 되기 위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화천군은 현지 장학사업 외에도, 학업에 재능을 보이는 후손들을 위해 한림대학교와 명지대학교와 함께 국내 유학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한림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유학생 1명이 선발되었으며, 2011년부터 지금까지 총 9명이 석사과정을 마친 바 있다.
10일, 참전용사회관에서 진행된 장학금 수여식에는 최문순 군수, 정강 주에티오피아 대사, 문홍량 명성의대 부학장, 현지 장학생들이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최문순 군수는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헌화하며 보은의 마음을 전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황실근위대 소속 최정예 ‘각뉴’ 부대원 6,037명이 대한민국에 파병되어 화천에서 첫 교전을 시작으로 253전 253승의 불패 신화를 남겼다. 이후 귀국한 이들은 모국의 공산화로 인해 극빈층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이를 접한 화천군은 2009년부터 후손들을 돕는 장학 사업을 시작했다.
이 장학사업을 통해 변호사, 회계사, 석·박사,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배출되었으며, 13명의 의사들이 의료환경이 열악한 에티오피아에서 의술을 펼치고 있다. 스테파노스 게브레메스켈 참전용사협회장은 "화천군의 장학사업 덕분에 많은 후손들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문순 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해 피 흘려 싸웠고, 그 덕분에 우리는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며 “화천군은 그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화천군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을 지방자치단체 공적개발원조(ODA)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전국매일신문] 오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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