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를 모티프로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한 최미남 작가의 제9회 개인전 ‘나비효과’가 23일까지 전주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나비효과는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0년대 초 기후 모델을 연구하던 중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아주 작고 사소한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대한 결과로 확대돼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비는 학창시절부터 작가의 관심사였는데, 한때 세계 최대의 나비박물관이라는 제주 프시케월드 학예사로 근무하며 나비의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작품은 인간 개개인의 작고 사소한 행동이 지구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어렸을 적 봐왔던 동심 속 나비를 다양한 재료와 조형언어로 확장하고, 삶의 희노애락과 사회적 이슈를 희망과 성찰의 메시지로 구현해 내고 있다. 작품 속에서 나비는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희망과 회복, 생명의 순환을 상징하는 예술적 언어이자 지속적 모티브로 작용한다.
장지 위에 채색한 가로 3m90cm, 세로 1m62cm의 대작 ‘백접도’에는 가장 흔하고 친근한 산호랑나비와 멸종위기에 처한 붉은점모시나비 100마리를 그려넣었다. 여기에 기후 수호신으로 해태가 등장한다.
정말 아름답다는 긴꼬리부전나비를 소재로 한 작품도 보이고, 나비의 날개만을 확대한 작품, 기후변화의 나비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1~4차 산업혁명을 소재로 한 작품, 가로·세로 각 20cm 18개를 모아 구성한 작품 등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작품은 장지 위에 먹, 분채, 석채, 아크릴 등 전통 재료를 활용한 혼합기법으로 제작됐다. 재료의 중첩과 질감 표현을 통해 나비의 생명력과 자연의 물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새로운 한국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미남 작가는 “완전변태라는 나비의 생태적 특성을 통해 자연의 순환성과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작은 행동이 지구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나비의 일생이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나비는 결국 인간이며, 내가 될 수도 당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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