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국가대표팀 '제2의 유남규 키운다'... 강화 로드맵 발표

2024-12-13

내년 국가대표 상비군 두 배 확대... 남녀 각 20명

대표팀 감독 공모 시작·귀화선수 2명 복원 추진

대한탁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으로 최근 선임된 유남규(56) 한국거래소 감독이 13일 국가대표상비군 확대를 포함한 한국 탁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림픽 '탁구 영웅'이었던 유남규 경향위원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땄다.

그는 부산 남중 3학년이던 1983년 16세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단식과 단체전 제패로 대회 2관왕에 올랐고 2년 후 서울 올림픽 결승에서 선배 김기택을 3-1로 꺾고 우승했다.

이어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55) 한국마사회 감독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금메달을 합작했고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단체전 우승을 주도했다.

유 위원장이 영광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재능 못지않게 10대 선수를 국가대표로 발탁해 체계적인 훈련을 시켜준 탁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 몫을 했다.

그가 '제2의 유남규, 제2의 현정화'를 키워내기 위해 주니어 선수 발굴과 지원을 첫 번째 계획으로 실천에 옮기는 이유다.

유 위원장은 12일 경향위 첫 회의를 열고 위원들과 내년 국가대표 상비군 규모를 기존 남녀 각 10명에서 두 배인 20명으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명 중 14명은 기존 실업팀 선수 중심의 시니어를 뽑되, 나머지 6명은 19세 이하(U-19) 4명, 15세 이하(U-15) 2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남녀 각 10명의 국가대표 선수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을 받지만, 나머지 10명은 탁구협회 예산으로 운영해야 하는 만큼 신임 이태성 탁구협회장에게도 이런 구상을 보고했다.

국가대표는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내년 1월 12∼16일 1차 선발전과 1월 18일 2차 선발전, 1월 20∼24일 최종 선발전을 차례로 치러 뽑는다.

유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후쿠하라 아이와 이토 미마, 하리모토 미와 등 선수들은 10대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받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면서 "우리가 중국의 벽을 넘기 위해선 지금부터 어린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 귀화 선수 출전을 1명으로 제한한 걸 2명으로 복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여자팀의 경우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최효주(한국마사회), 주천희(삼성생명), 김하영,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등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안은 내년 2월 출범하는 차기 집행부에 건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현재 공석인 남녀 대표팀 사령탑은 공개모집(공모) 절차를 거쳐 선임할 계획이다.

유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을 실업팀 감독 중에서 겸임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전임 지도자를 공모하기로 했다"면서 "지도 능력과 열정을 가진 분을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박고은기자

pg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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