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청주의 한 양조장. 지난해 12월 30일 주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충주댐으로 흐르는 달천을 끼고 자리 잡은 약 150평(496㎡) 규모의 2층 건물. 야외 데크에 수영장까지 딸려 있어 대형 카페 같다. 건물로 들어서니 머리가 희끗한 양조장 주인이 감압 증류기의 컨트롤러를 조작하고 있었다. 증류기의 유리창 사이로 지난해의 마지막 증류액(소주 원액)이 조용히 흘러내렸다.
양조장 주인의 정체는 바로 오세용 전 SK하이닉스 사장.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박사, IBM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그룹 펠로, SK하이닉스 사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대한민국 반도체 업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선망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첨단 제조업의 꽃’인 반도체 회사 사장이 만든 양조장은 어떨까. SK하이닉스에서 제조 부문 사장을 맡았던 경력답게 양조장은 ▶작은 공장 면적 ▶최적화된 공정 단계 ▶균질한 제품을 위해 설계됐다. 쌀을 쪄서 고두밥을 만들어 누룩을 첨가하는 전통 방식 대신 팽화미와 입국, 효모를 사용해 기간을 단축하고 맛의 균일성을 낸다. 발효가 끝난 쌀은 진공 상태의 감압 증류기로 자동으로 빨려들어가 증류가 일어난다.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이 모든 과정이 끝난다. 그가 “중년 여성도 한 달에 1만 병은 거뜬히 혼자 만들 수 있는 설비”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그의 반도체 업계 경험이 가장 크게 녹아 있는 과정은 ‘혁신’이다. 그는 증류된 소주 원액을 오크통에 숙성시켜 위스키 맛을 내는 공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마한 오크 46’은 2024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 베스트 오브 베스트상을 받았다.
마침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로 2025년을 마무리했다. 반도체 전문가이자 ‘빅 2’ 회사 모두에서 임원을 해 본 오 대표가 보는 올해 반도체 시장은 어떨까. 같은 소주라도 오크통에서 숙성하면 전혀 다른 술맛이 나듯, 그의 오랜 관록이 스며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을 함께 음미해 보자.
▶투자 소믈리에-이런 분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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