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 확보, 업계 차원 대응 필요

2024-09-24

철강업계를 취재하면서 인상에 남는 말과 장면이 여럿 있다. 그중 청년 인력에 대한 뜻밖의 말을 들었을 때가 신선한 충격으로 머릿속에 늘 남아 있다.

“젊은 사람 구하고 직을 유지시키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다”라는 발언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손도 부족해하는 영세·중소 철강사에서는 자주 듣는 말이지만 누구나 알만한 대형 철강사 임원에게서 그 말을 듣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충격’ 그 자체였다.

해당 임원은 사무직군이지만 그 말의 배경은 사무직과 현장직을 모두 아울러서 한 말이었다. 지방을 중심으로 위치한 공장 현장직에선 청년 지원자 수가 현격히 줄고 있고, 본사가 주로 위치한 수도권 사무직에서는 다른 대기업계 제조업을 먼저 찔러보는 지원자들이 차순위로 지원하는 사례가 많고 업계를 이해하기도 전해 이직하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이 말에 충격 받고 다른 대형 철강사들에도 현 상황을 물어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종종 보는 철강 현장과 회사 사무실에서 20~30대 직원을 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주요 업종의 일자리 전망’ 연구에서 올해 하반기 철강업계 종사자 수가 고작 1,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이 통계에선 상반기 철강업 미충원율이 20.1%로 전체 산업계의 평균 미충원율 8.3%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기업 임원의 말로도, 통계적으로 철강업 일자리의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MZ세대 구직자에게 철강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꼰대가 많은’, ‘위험한’, ‘멋 없는’, ‘옷을 더럽히는’ 이미지가 강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개인과 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느냐 부문에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점이 청년 인재 확보에 커다란 걸림돌이다.

앞서 비슷한 산업군에서 건설업, 조선업 등에서 젊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커져 왔고 이제는 철강업계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대기업급 철강사들도 인력 확보 문제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이젠 개별 기업들의 노력에 기대지 말고, 업계 전반이 나서 친화적·발전적 이미지 제고, 복지 개선, 안전 문제에 대한 확신, 질적·양적 일자리 정보 제공, 산업 비전 제시 등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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