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런드리고’…세탁 넘어 운동복·침구 렌털로 확장 [스케일업 리포트]

2025-08-06

모바일 세탁 서비스의 등장은 우리의 일상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이불, 패딩, 커튼 등을 세탁하기 위해 동네 빨래방을 찾거나 세탁소를 오가야했던 번거로움이 차츰 과거의 일이 돼가고 있다. 세탁물 수거에서부터 세탁, 배송까지 모든 과정이 수일 내 해결되는 ‘비대면 세탁’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모바일 세탁 서비스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정KPMG가 발표한 '세탁 시장의 뉴 패러다임 주도하는 세탁 서비스 플랫폼'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국내 세탁 시장의 온라인(모바일 세탁) 침투율이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0.8%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거주 면적이 좁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여가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의 확산,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한 비대면 세탁 수요 급증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국내 모바일 세탁 시장을 키워온 런드리고 운영사 '의식주컴퍼니'가 있다. 경기도 군포시 런드리고 글로벌캠퍼스에서 지난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런드리고는 B2C(개인 간 거래) 모바일 세탁 분야 확고한 국내 1위 사업자를 넘어 해외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그간 모바일 세탁 경험을 활용해 국내 B2B 세탁 렌탈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해 시장 선도…세탁 렌탈 시장 '노크'

의식주컴퍼니는 모바일 세탁 ‘런드리고’를 중심으로, B2B 세탁 ‘호텔앤비즈니스’, 스마트 무인 세탁 솔루션 ‘런드리24’ 등 세 가지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런드리고는 서비스 편의성, 품질 역량, 자동화 기반 운영 효율성 등을 앞세워 국내 모바일 세탁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런드리24는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170호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호텔앤비즈니스는 워커힐,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더플라자, 반얀트리 등 서울 주요 특급 호텔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호텔 세탁 부문 강자 자리를 꿰찼다.

특히 의식주컴퍼니는 세탁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했다. 세탁 스마트팩토리를 표방하는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는 면적 1만 1900㎡(약 3600평)로, 단일 B2C 세탁 스마트팩토리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이는 하루 1만 가구 이상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성우 대표는 "2019년 모바일 세탁 서비스 출시 이후 대량의 세탁물을 빠르고 효율적이면서도 고품질로 처리하기 위해 수없이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면서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는 이러한 지속적인 혁신의 결과물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세탁 스마트팩토리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의식주컴퍼니는 그동안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탁 렌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의식주컴퍼니가 말하는 세탁 렌탈은 기업 고객에 타올, 유니폼 등을 직접 제조해 공급하면서 세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정기적인 세탁과 교체가 필요한 상품이라면 모두 세탁 렌탈 서비스 범위에 포함된다. 조 대표는 "이번 세탁 렌탈 서비스에는 런드리고를 통해 지난 7년간 쌓아온 세탁 인프라와 노하우가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4분기 본격 진출…첫 대상은 피트니스센터

의식주컴퍼니는 세탁 렌탈 시장에 원활히 진출하기 위해 과감한 설비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약 1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파주시에 세탁 2공장을 신설했다. 이 공장은 세탁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뛰어난 원가와 품질 역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올해 4분기 국내 한 대형 피트니스센터 기업에 수건과 운동복 세탁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첫 시작이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 미용실, 음식점, 중소형 공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특히 중소형 사업장에서 수건이나 유니폼 등에 대한 렌탈 수요가 크다고 보고,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대량 생산 및 세탁 체계를 갖춘 만큼 중소형 사업장 업주들은 기존보다 더 높은 품질의 각종 물품을 제공받을 수 있고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 서비스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세탁 렌탈 서비스 대기업들이 수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의 나스닥 상장사인 '신타스'다. 신타스는 주로 유니폼, 침구 등의 상품에 대한 세탁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액만 96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한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아직 세탁 렌탈 서비스가 생소한 분야"라면서 "런드리고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세탁 공장과 효율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빠르게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세탁 흑자전환…B2B 키워 ‘종합 런드리 테크’ 도약

의식주컴퍼니가 세탁 렌탈 시장 등 B2B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진정한 종합 런드리(세탁)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매출 규모를 키우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의식주컴퍼니는 이번에 추진하는 세탁 렌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매출 확대는 물론 손익 개선 효과도 탁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모바일 세탁 런드리고 서비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런드리24, 세탁 렌탈 등 신사업에 투자를 지속한 결과 하직 전체적인 흑자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식주컴퍼니는 기존 호텔 세탁 서비스 제공만으로 B2B 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호텔 세탁 서비스가 더욱 성장하고 렌탈 세탁 서비스도 새롭게 추가된다면 전체 B2B 매출 비중은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올해 호텔 대상 세탁 서비스를 포함한 B2B 세탁 사업에서의 매출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작년 대비 150억 원 이상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에는 전체 서비스에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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