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부총리급 예우인 국민통합위원장에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지명했다.
이 위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한 이 대통령의 보수영입 인사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념적 차이보다 실용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 이 위원장을 통해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의 상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 위원장의 지명 소식을 전하며 “이 전 법제처장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경실련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의 법제처장을 역임한 법조인”이라며 “모든 국민을 아우르겠다는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 갈등의 치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인사는 대통령실 인사수석비서관에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을 발탁한 일이다. 강 실장은 “인사혁신처 차장과 소청심사위 상임위원을 역임한 인사 전문가로서 인사 정책에 이해도가 뛰어나고 공직사회의 문제의식이 높은 인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국민에게 충직하면서 성과 중심의 공직 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번 인사수석비서관의 임명으로 대통령실 조직 개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3실장 7수석실인 대통령실 조직은 이번 인사수석의 발탁으로 수석이 한 명 늘어나고 비서관이 줄어드는 직제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실장은 “직제 개편을 예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조차 없이 대통령실을 운영하면서 지난 100일 동안 나름대로 판단과 시행 착오의 경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의 미세한 인사 조직에 따른 개편을 할 것이고 내부적인 사안이라서 (확정된) 이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인사 난항에 따른 인사수석 신설이라는 지적에 강 실장은 “별개의 고민이 있었다”며 “현재 특검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인사 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전 정권 인사 제도를 어떻게 고칠지는 (현 정권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고백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더해서 전 정권 임기 말에 권한대행이라는 분들이 알 박기를 하면서 인재 발탁에 고민이 있었다”며 “지난 100일 동안 인사 발굴을 아우르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해서 인사수석이 그 역할 담당해야 한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인사 수석 아래 인사 비서관 등의 다른 직제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에 위철환 변호사를 지명했다. 위 변호사는 대한변협 최초의 직선제 회장으로 경기 중앙지방변호사 회장 및 언론중재위원회 감사를 역임한 30여 년 경력의 법조인 이력을 갖췄다. 강 실장은 “선거를 부정하는 무차별적인 음모론으로부터 민주 절차를 보호하고 국민께 신뢰받는 선관위를 만들어 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위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로 연수원 같은 반이자 '밥 친구’로 자주 어울린 절친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법학교수 566명 중 한 명이다.
장관급 예우인 국가건축정책위원장에는 김진애 전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강 실장은 김진애 위원장에 대해서는 “MIT 박사와 서울시 건축위원, 행정 중심 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과 국회 국토위원 등을 역임한 전문가”라며 “건축 정책 기본 계획 등 중요한 건축 정책을 심의하며 국가 건축 정책에 전문성과 실용성을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18·21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의원 임기 중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당시 열린민주당 소속의 김의겸 현 새만금개발청장이 의원직을 승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여성가족부 차관 등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여성가족부 차관에는 정구창 전 여가부 기획조정실장, 재외동포청장에는 김경협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는 임채원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자문위원,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에는 김용석 의정부도시공사 사장이 각각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