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규제 완화 외치면서…기업 옥죄기법 남발

2025-11-28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친(親)기업을 외치지 않은 대통령은 없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올해 초만 해도 반(反)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이 대통령은 16일 재계 총수와 만나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힘 있게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여당도 거들고 나섰다. 이튿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 성장 발목을 잡아 온 관행적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런 공언과 달리 정작 정부와 여당은 상법·노란봉투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추진 중이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고 내년부터는 개정안을 기반으로 시장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재계에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와 직결된 만큼 1차(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7월), 2차(집중투표제 의무화·8월)보다 ‘더 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는 여당은 대체입법으로 ‘미국식 집단소송’ 도입도 추진 중이다. 50인 이상 피해자가 동일 원인으로 손해를 봤을 때 대표 당사자가 제기한 소송의 판결 효력이 전체에 미치는 게 핵심이다. 기업인의 형사책임을 완화하는 대신 민사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인데, 천문학적 배상액을 떠안을 수 있어 재계의 우려가 크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해킹 사태에서 법원이 대표 당사자에게 3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면, 통신사는 피해자 2500만 명에게 각각 30만원씩 총 7조50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이뿐 아니다. 민주당은 연간 산재 사망자 3명 이상 발생 기업에 최소 30억원·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을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이달 내 처리할 방침이다. 산재 반복 기업에는 10%까지 가중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청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노란봉투법은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고, 정년연장이나 주4.5일제 등 기업의 채용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는 정책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LG “내년 상반기까지 자사주 전량 소각”

25일에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원내 당이 공동으로 ‘석탄화력발전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특별법안(정의로운 탈석탄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2030년에서 2035년 사이 탈(脫)석탄화력발전을 명시하고 있다. 법안대로 2030년께부터 석탄화력발전을 없애간다면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계 등 진보진영의 대선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는 “규제 완화 메시지와 규제 입법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으로선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투자나 고용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규제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다면 동의할 수 있지만,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이런 식의 기업 규제는 기업의 해외 투자를 재촉하고, 이것이 환율 불안 등으로 이어져 한국경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LG그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키로 했다. 자사주 소각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28일 ㈜LG·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 LG그룹 8개 상장사는 일제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공시했다.

지주회사인 ㈜LG는 올 상반기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잔여 2500억원어치도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도 올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연이어 소각했다. LG전자는 또 향후 2년간 총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하기로 했다. 현재 보유한 자사주 전량(보통주 1749주·우선주 4693주)은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소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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