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이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에서 즉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이한다. 이 별장은 12년 동안 사용되지 않았다.
교황 궁내원은 레오 14세 교황이 현지시간으로 6일부터 20일까지 보름간 교황 별장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30㎞ 떨어진 인구 9000명의 소도시인 카스텔 간돌포에는 16세기부터 교황 별장이 자리해왔다. 여름철에도 날씨가 선선한 편이어서 역대 교황의 휴가지로 쓰여왔다. 우르바노 8세(1623~1644년 재위)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고,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자진 퇴위 후 잠시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그러나 소박한 삶을 강조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후 2025년 선종하기까지 한 차례도 이곳에서 숙박하지 않고 교황청 내부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2016년에는 교황 별장을 박물관으로 개조돼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교황의 방문이 중단되면서 침체한 지역 경제를 도우려는 조치였다.
AP통신은 카스텔 간돌포 주민들이 교황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객이 꾸준히 찾아 경제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교황의 여름 휴가지’라는 오랜 전통이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출신 최초의 교황인 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단했던 다른 전통들도 부활시키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그는 교황의 전통적인 복장인 흰색 수단에 진홍색 어깨 망토(모제타)를 자주 착용하고 바티칸 사도궁 내 교황 관저인 교황 아파트에 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