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대만 원작을 리메이크한 '청설'이 한국의 감성을 한 껏 살려 청춘 로맨스의 한 페이지를 열었다.
28일 오후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조선호 감독, 배우 홍경, 노윤서, 김민주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청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다. 동명의 대만영화를 리메이크 했다.
조선호 감독은 "리메이크는 똑같이 가져오든, 다르게 가져오든 어려운 것 같다"라며 "'청설'은 원작의 순수한 감정들을 최대한 가져오되 한국 정서에 맞게 풀어내려 했다. 또 저만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원작보다 각 인물의 대한 정서, 고민들, 관계에서 오는 생각들을 담았다"라고 원작과의 차별점을 밝혔다.
홍경은 "초반에는 한 번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시 가져와서 만든다는 것 자체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순수함이다. 모든 것들이 빨리 휘발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라며 "대본을 봤을 당시 누군가의 마음에 닿거나, 소통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던 시기였다. 원작 캐릭터에 유념하기 보다 원작을 봤을 때 느낀 순수함을 '청설'에도 담아보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외의 것들은 대본 안에서 발전 시켜나갔다. 저희가 가진 장점을 훨씬 더 세심하고 인물 간의 관계로 인해 서로가 영향을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레이어가 두텁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민주는 "원작이 가진 따뜻함을 저희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했다. 원작의 캐릭터를 닮으려고 노력하기 보단 각자 캐릭터에 맞게 이해하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청설'은 대사가 많은 부분 수어로 진행된다. 이에 홍경, 노윤서, 김민주는 촬영 전 3개월 동안 수어를 배웠다. 조선호 감독은 "배우들이 수어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을 텐데 잘해줘서 감사하다"라며 "촬영 하기 전에는 걱정이 됐지만 소리가 없으니 오히려 사람의 눈과 표정에 집중하게 돼 진정성이 잘 담겼다. 후반에는 음성이 없어 빈 곳을 어떻게 채워 영화의 정서를 전달할까 고민했다. 그래서 사운드와 음악에도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노윤서는 "수어를 하며 눈을 바라보고 직접 소통해야 해 표정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게 영화에서 잘 드러난 것 같다"라며 "수어를 배울 때 수어 선생님과 도 같이 먹고 수어로 일상에서 어떻게 소통하는지 목격했다. 그런 자연스러운 동작을 얻어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홍경은 "수어를 하면 서로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봐야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 점을 유념하고 연기를 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잔상이 많이 남았다"라며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는 것, 마음을 헤아려 본다는 것 자체가 어떤 것인지 미약하게나마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수어 연기를 하며 느낀 점을 밝혔다.
또한 "첫사랑이라는 걸 표현할 때 저는 용준이처럼 용감하고 솔직하지 못했다. 상대 마음이 어떨까 하다가 뒤로 물러서거나 돌아간 적이 많았다. 용준이는 그런 친구가 아니라 연기할 때 부끄럽지만 참 좋았다"라고 밝혔다.
김민주는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는 마음 가짐으로 열심히 연습했다. 대사 이외에 나눌 수 있는 대화도 수어로 바꿔서 일상에 적용해 봤다. 촬영하면서 서로 눈을 보며 대화하는 과정들이 많은 걸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라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청설'은 현재 극장가 유일하게 20대 주연 배우들로 이뤄진 청춘 로맨스물이다. 노윤서는 "요즘 청춘 로맨스 대본이 귀하지 않나. '청설'이 제 마음을 울리기도 했고 여름이 캐릭터도 만들었다. 풋풋하고 청량한 저희의 매력이 '청설'에 잘 담겼다"라고 말했다.
홍경은 "선배님들 만큼 저희가 경험이 많지는 않다. 그러면 우리가 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면 새로움이다. 새로움 안에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있다. 또 이 시기를 지나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그게 '처음'이라는 것 같다. 저는 젊은 이야기로 관객들과 만나는 게 처음이고 극중 캐릭터도 첫 사랑을 해나간다. 처음이 주는 설렘과 기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1월 6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