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투리까지 알아듣는 'AI 이어폰'…틱톡 기업의 뜻밖의 행보

2024-10-19

인공지능(AI)이 노벨상을 휩쓸며 2024년은 'AI의 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와 존 점퍼 박사 그리고 미국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개발해 신약개발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일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이어폰 '올라 프렌드(Ola Friend)'가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바이트댄스가 공식적으로 출시한 첫 번째 AI 하드웨어 제품으로 현재 중국에서 1199위안(한화로 약 23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올라 프렌드는 오픈형 이어폰으로 6.6g의 무게로 거의 무감각한 착용감을 실현했다. 이 제품은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 대형언어모델(LLM) ‘두바오(豆包)’와 연결되어 있어 사용자가 착용 후 이어폰을 직접 터치하거나 "두바오"라고 말하면 이어폰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 마치 영화 속 자비스(인공지능 비서)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올라 프렌드는 사용자가 여행 중이거나, 영어 연습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단순히 대화 상대가 필요할 때 오디오 어시스턴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라고 밝혔다. 즉 사용자가 미술관을 관람할 때 예술 작품의 정보에 관해 물어보거나 관광지에 대한 역사 배경을 물어봤을 때 그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사용 후기도 긍정적이다. 현지 매체들은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도 사용자의 음성을 정확히 인식했으며 심지어 중국 쓰촨 지역의 사투리도 문제없이 이해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장 진출 가속화

그렇다면 바이트댄스는 갑자기 AI 이어폰을 왜 만들었을까? 바이트댄스의 AI 행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기업을 인수하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 바이트댄스가 약 5000만 달러에 개방형 이어폰 브랜드 올라댄스(Oladance)를 인수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2019년 중국 선전에서 설립된 올라댄스는 완전 오픈형 웨어러블 이어폰(OWS : Open Wearable Stereo) 기술을 최초로 제안한 이어폰 제조업체다.

사실 바이트댄스의 기업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8월엔 97억 위안(약 1조 6200억 원)을 들여 가상현실(VR) 출하량 1위 업체인 '피코(PICO)'를 인수, 2019년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스마티산(Smartisan)'을 인수하면서 바이트댄스는 일찍이 인공지능 하드웨어 개발에 기반을 다졌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올라댄스 인수가 인공지능 하드웨어 전략의 중요한 단계일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를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여 회사의 AI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자체 개발한 '두바오대규모모델(豆包大模型)'을 발표했으며, 9월에는 바이트댄스 산하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 볼케이노엔진이 두 가지 동영상 생성 대규모 모델(PixelDanced와 Seaweed)을 한꺼번에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달엔 2세대 로봇 초거대 모델 'GR-2(Generative Robot2.0)'를 기습적으로 공개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또한 바이트댄스는 틱톡과 캡컷 같은 인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각종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일종의 시장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인공지능 챗봇 '두바오', 인공지능 챗봇 개발 플랫폼 '코즈(Coze)',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마오샹(貓箱)',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 '가우스', 인공지능 창작 도구 '싱후이(星繪)', '지멍(即夢)' 등 각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11개의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인공지능 챗봇 '두바오'다. 두바오는 중국 내 생성형 인공지능(AIGC) 앱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으로 9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700만 명에 달했다. 이는 경쟁사인 바이두(百度)의 '어니 봇'(1230만 명)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삼성과 손잡은 바이트댄스, 글로벌 AI 시장 선도하나?

국내 매출 1위 기업 삼성전자도 바이트댄스와 손을 맞잡았다. 지난 7월 중국 시장에서 출시한 '갤럭시Z 폴드6'와 '갤럭시Z 플립6'의 지능형 비서와 AI 비전 기능에 볼케이노엔진 기반 '두바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탑재됐고, 지난 8월엔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 메르세데스-벤츠도 바이트댄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능을 도입한 스마트 콕핏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트댄스는 가격 측면의 부분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며 경쟁사 대비 더욱 매력적인 조건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한 기업용 두바오 대규모 언어 모델의 경우 업계 평균 가격보다 최대 99%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응하여 자체 반도체 개발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가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와 협력하여 2026년까지 자체 설계한 두 종류의 칩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엔비디아의 고급 AI 칩을 사용할 수 없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어센드 910B'와 엔비디아가 성능을 낮춰 출시한 'H20' 칩을 함께 사용하여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 H20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주력 AI 반도체인 'H100′에 비해 연산 능력이 5분의 1 수준인 제품으로 미 상무부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바이트댄스는 화웨이 반도체와 엔비디아 H20 칩의 최대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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