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섯 좀 아는데!” 그 ‘착각’이 목숨 노린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2025-09-15

이건 독버섯? 식용 버섯?… AI·전문가도 헷갈린다

죽음을 부르는 야생 버섯의 유혹

AI 믿고 먹었다가 맹독에 중독돼

야생버섯 2292종 中 18%만 식용

산림청 "산행객 절대 섭취 금지"

고온다습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야생 버섯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추석 연휴와 성묘, 본격적인 산행 철·캠핑 철을 맞아 야생 버섯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농촌진흥청은 15일 가을철 야생 버섯 섭취로 인한 중독 사고에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은 2292종이다. 이 가운데 식용으로 확인된 버섯은 416종(18%)에 불과하다. 독버섯이 248종이고, 나머지 1550종은 식용 여부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산림청이 국립수목원 산림생물표본관(KH)에 소장된 3만 여점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가을철(9∼10월) 가장 많이 발생하는 독버섯 속(屬)은 광대버섯 속, 무당버섯 속이었다.

그중 맑은애주름버섯, 노란개암버섯, 노란젖버섯, 큰주머니광대버섯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다. 이들 독버섯은 겉모습이 식용과 비슷해 일반인이 구별하기 어렵다. 식용버섯과 동시에 자라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가 아니면 판별이 쉽지 않다.

시중에 알려진 독버섯과 식용버섯 구분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독버섯은 종류가 매우 다양해 일관된 기준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버섯 정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식용으로 알려진 버섯이라도 야생버섯은 세균이나 곰팡이에 오염되기 쉽고,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병원성 세균이 빠르게 증식해 식중독이 걸릴 수 있다.

야생버섯은 식용버섯·독버섯 여부와 관계없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독버섯을 섭취하면 보통 6∼12시간 안에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 일부 독소는 잠복기가 길어 며칠 뒤 간·신부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중독이 의심되면 즉시 토해내고, 섭취한 버섯을 가지고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장갑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은 "야생버섯은 전문가도 현장에서 쉽게 판별하기 어려운 만큼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며 "추석 명절에는 양송이, 느타리, 팽이버섯 등 농가에서 안전하게 재배한 버섯을 믿고 섭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맹독성 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이 식용 가능한 버섯으로 소개되자 관계 당국이 "섭취를 절대 금지한다"고 경고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붉은사슴뿔버섯을 식용 가능한 버섯으로 소개하거나, 이를 활용한 음식 레시피를 공유하는 사례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절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려한 외형으로 눈에 잘 띄는 붉은사슴뿔버섯은 소량만 섭취해도 치명적인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맹독성 버섯이다. 트리코테신 계열의 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소화기 계통뿐 아니라 신경계, 호흡기, 혈액, 피부 등 전신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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