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韓 누리호 성공, 글로벌 상업 우주경쟁에 K 출사표 던졌다"

2025-11-27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이 27일 최초의 민간 주도로 제작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에 성공,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단 소식에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이 글로벌 상업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고 평가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발사 약 15분 뒤, 탑재된 위성들이 순차적으로 분리됐고,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의 초기 교신도 확인됐다.

이번 발사는 2027년까지 총 6차례의 로켓 발사를 추진하는 국가 사업의 일환으로, 누리호는 한국 첫 국산 우주발사체로 2021년 처음 발사됐으며, 성공적인 비행은 2022년에 이뤄졌다.

이는 미국에서 스페이스X가 촉발한 상업 우주 생태계 모델을 한국이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과정으로, 블룸버그는 이를 한국 우주 개발 전략의 구조적 변화로 묘사했다.

발사는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끌었다. 한화는 지난 7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약 240억 원에 누리호 기술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했으며, 기존 누리호 엔진 개발과 조립에도 참여해 왔다. 누리호는 600km 고도까지 오르도록 설계됐으며, 차세대 중형위성 및 12기의 큐브위성 등 총 1t 안팎의 탑재체를 실었다.

블룸버그는 "한국 입장에서 민간이 주도한 누리호 임무의 성공이 아시아 내 '우주 경쟁'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우주 궤도 진입 능력이 곧 지정학적·기술적 영향력을 의미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각국은 미국·중국·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민간 생태계를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북한과 인접해 있어 국가적 자부심이 특히 강하다"라며 북한이 2023년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한국은 현재 약 1% 수준인 글로벌 우주경제 점유율을 2045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한국의 우주개발이 여전히 일본·중국 등 지역 경쟁국에 비해 뒤처져 있으며, 항공우주청(KASA)의 리더십 혼란과 주요 사업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병기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존 리 우주항공청(KASA) 우주항공임무본부장 임기 절반만 채우고 지난 9월 사임한 사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의 2년 지연, 누리호 4차 발사 일정 연기 등이 그 사례다.

한국 정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LIG넥스원, LG 등 민간 기업을 적극 참여시키며 우주 산업의 속도와 투자 유입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화는 발사체·위성 제작부터 데이터 서비스까지 전주기 사업 구조 구축을 모색 중이다. LG도 큐브위성 컨소시엄으로 이번 발사에 참여했으며, 2028년 자체 큐브위성 발사를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사는 한국 산업정책의 신뢰성을 상징한다"는 미국 조지메이슨대 손병환 글로벌관계학과 부교수의 평가를 전했다. 그는 "고부가가치 기술 역량을 정부 연구소에서 이전함으로써 국가적 우위를 점하는 기업들이 힘을 얻고, 한국이 민간 기업들이 이미 상업용 우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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