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이 한국인 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추진단은 암을 정복하기 위해 △20~30대를 위한 10종 암 조기 스크리닝 기술 개발 'CANDI' △콜드 튜머에 대한 신규 약물 타깃 초고속 검증 및 신속 개발 'RACE' △환자 맞춤형 항암백신 개발최적화 플랫폼 구축 'PAVE' 등 진단·치료·예방 구조의 항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자신문은 이번 프로젝트를 집중 조명하는 3회 시리즈를 시작한다. 그 첫 순서로 청년층 암 사각지대 해소를 목표로 한 조기진단 프로젝트 'CANDI'를 소개한다.
◇청년층 암 사망률 줄일 조기 진단기술 'CANDI'
CANDI(CANcer Detection Innovations)는 국가 암검진사업에서 제외된 20~30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10종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기반 다중암 스크리닝 기술 개발이 목표다.
최근 청년층 암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5대 암(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대장암)으로 진료받은 20대 환자는 2014년 3621명에서 2018년 2만1741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청년층은 자궁경부암을 제외하고 국가 암검진 대상에서 빠져 있다. 일반 건강검진에서도 대부분의 암 검사는 고비용 추가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 이로 인해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치고, 암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CANDI 프로젝트는 한국인 주요 10대 암을 대상으로, 단일 혈액검사로 다종 암을 조기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목표치는 민감도 90% 이상, 특이도 95% 이상으로 설정됐다. 기존 액체생검이 조기암에서 민감도가 낮고, 단일 암종 중심의 고비용 구조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과제는 총 3개로 △혈액검사로 30개암을 스크리닝하는 메틸롬-유전체 통합 인공지능(AI) 분석기반 차세대 암 조기진단 기술개발과 상용화(아이엠비디엑스) △혈소판 기반 초격차 암 조기 스크리닝 기술 개발 11종암(포어텔마이헬스) △AI 기반 고효율 단백체 분석기술을 활용한 다중 암 진단 바이오마커 개발(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으로 구성됐다.
아이엠비디엑스는 혈액으로 8개 암을 동시 스크리닝하는 '캔서파인드'를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 이번 과제에서 검출 범위를 15종으로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인 호발암 3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어텔마이헬스는 혈소판 RNA 기반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한다. 혈소판은 암 초기부터 종양미세환경의 영향을 받아 특이적 유전자 마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11종 암을 간단한 혈액검사로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멀티플렉스 PCR를 적용해 검사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한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기존 유전체 기반 검사의 한계를 보완해 저비용으로 대량 시료를 빠르게 분석하는 방식을 개발한다. AI 기술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이고,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국가 암검진 전략 수립까지 계획 중이다.
과제가 성공하면 조기 진단으로 치료율을 높이고 암 사망률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조기암 진단 시 생존율은 전이암보다 최소 2.5배, 최대 21.3배 높다. 5년 평균 생존율은 최대 39.3% 상승한다. 추진단은 CANDI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한국인 암 사망률을 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간 약 3만3000명의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다.
조기 진단은 고비용 항암치료제 사용을 줄여 의료재정 안정에도 기여한다. 2023년 기준 암 치료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은 10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2%에 해당한다. 사회경제적 부담은 26조원을 넘어섰다. 예방 중심의 진단 기술이 보편화되면 개인과 국가 모두 재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김윤빈 K-헬스미래추진단 PM은 “CANDI 프로젝트는 국가 암검진에서 소외된 20~30대를 대상으로, 다종암 조기진단의 길을 여는 도전”이라며 “K-헬스미래추진단의 세 가지 항암 프로젝트는 항암치료의 조기진단, 전이 및 재발, 면역회피, 치료내성, 암종이질성 등 5대 난제를 각각 또는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