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건강 식단’(과일·채소·생선·현미밥)이 의료비 줄인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2025-07-20

건강한 식생활이 실제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소 건강하게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의료비가 9%가량 덜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성인 1144명의 식생활과 연간 의료비 지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식생활평가지수'에 따라 4개 분위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의 연간 의료비를 파악했다. 성별이나 연령, 소득, 만성질환 여부 등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은 배제하고 연관성을 분석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전반적인 식사의 질을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다. 식생활을 14개 항목으로 나눠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할수록, 붉은 고기보다 흰 살 고기를 더 많이 먹을수록, 흰 쌀밥보다 현미밥을 많이 먹을수록 점수가 높아진다.

반면 나트륨과 주류, 탄산음료 등은 적게 먹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연구 결과 식생활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식생활 지수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총 의료비가 평균 8.6% 덜 들었다. 외래 진료비는 12.1%, 입원 진료비는 8% 적었다. 이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더 뚜렷했다.

연구팀은 1144명의 나이 중앙값인 57세를 기준으로 식생활과 의료비에 대해서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한 식생활을 했을 때 의료비를 11.5%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경우 누적된 영양 불균형이나 낙상, 감염 등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서 의료비 절감 효과가 희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박민선 교수는 “건강한 식생활을 할수록 전반적인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특히 젊은 성인의 의료비 감소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공식품 섭취나 불규칙한 식사 등 나쁜 식습관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식생활과 의료비의 관련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밥이 중심이 되는 한식 식단은 포만감을 느끼면서도 체중 감량과 유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식은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재료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농식품올바로’ 사이트의 건강 식단 관리프로그램인 ‘메뉴젠(MenuGen)’을 이용하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한식 식단을 짤 수 있다.

농식품올바로는 다이어트 식단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하 탄단지) 섭취 비율을 각각 50∼55%, 20∼25%, 30∼35%로 잡고 있다.

이는 탄수화물 섭취량은 다소 줄이고 지방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인 지중해식 식단의 탄단지 비율을 따른 것이다. 지중해식 식단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식이요법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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