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의 고향…당뇨·암·신경계 질환 특화된 유럽 최대 바이오허브

2025-01-13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열풍을 이끈 노보 노디스크의 본거지, 덴마크 메디콘밸리는 글로벌 바이오 혁신의 중심지다.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 등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유럽 생명과학의 최전선으로 자리 잡았다. 덴마크는 인구 580만 명에 국토 면적은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바이오 기술만큼은 유럽 최고로 꼽힌다. 당뇨·암·신경계 질환에서 독보적인 연구 성과로 K바이오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콘밸리는 덴마크 코펜하겐부터 스웨덴 말뫼와 룬드 지역까지 이어지는 유럽 최대 생명과학 클러스터다. 1900년대 초반 건선치료제 개발사 레오 파마를 시작으로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탄생시킨 노보 노디스크, 정신질환 치료제에 특화된 룬드벡 등이 위치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이 모이자 의료기기 기업, 병원 등이 자연스럽게 들어서며 의학과 비즈니스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글로벌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와 원부자재 및 서비스 기업들도 메디콘밸리로 모이고 있다. 일본 CDMO인 후지필름 디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16억 달러(2조 3000억 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AGC바이오로직스는 2억 3900만 달러(3500억 원)를 투입해 포유류 세포 기반 의약품 생산을 위한 바이오리액터 용량을 두 배로 늘렸다. 바이오산업의 핵심 인재들은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스웨덴 룬드대를 포함한 9개 대학이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502개의 신약 후보물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덴마크 기준 민간 연구비의 약 30%가량의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아네트 스틴버그 메디콘밸리 얼라이언스(MVA) 대표는 “생식·당뇨병·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R&D 수준, 연구 인프라 활용, 우수한 인재 확보 등의 장점이 국제적인 클러스터로 자리잡는데 기여했다”며 “당뇨병·비만, 중추신경계 질환, 암, 불임 분야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학계, 병원 전문가들이 만나는 장이자 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며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기업들에게도 최적의 발판이자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메디콘밸리 소재 기업들과 활발하게 네크워킹을 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대표적인인 상처 치료제 후시딘은 덴마크 레오파마가 개발한 제품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 룬드벡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APB-A1’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부광약품은 2014년 덴마크 신경질환 전문 기업인 콘테라파마를 34억 원에 인수했다.

콘테라파마 관계자는 “메디콘밸리에서는 글로벌 기업, 바이오텍들의 네트워킹, 지식 공유 및 협업을 촉진해 파트너십과 혁신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며 “사이언스파크와 혁신허브·인큐베이터가 있어 초기 단계 및 성장 단계에 있는 바이오벤처에 맞게 시설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시장에 대한 연결성과 접근성이 높고 노보 노디스크 재단, 룬드벡 재단 등 주요 유럽 벤처 캐피털 펀드와 네트워킹하기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메디콘밸리에 입주하려면 현지 규제 등의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콘테라파마 관계자는 “현지 대학, 연구 기관 및 생명과학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틴버그 대표는 “한국의 생명공학 기업들을 환영한다” 며 “덴마크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웨덴의 세계적인 입자가속기 기반 연구소 MAX IV와 유럽 중성자 스펄레이션 소스(ESS) 같은 최첨단 연구 인프라는 메디콘밸리를 세계적 수준의 과학 및 혁신 허브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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