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본보기로 '관세 협상쇼' .시진핑 보란듯 파격·변칙

2025-04-17

트럼프, 日 본보기로 '관세 협상쇼'…시진핑 보란듯 파격·변칙

미·일 장관급회담 동석, MAGA 모자 선물·SNS 인증샷…日 "입장차 여전"

[전남인터넷신문]미국에서 16일(현지시간) 열린 일본과의 첫 관세 협상 테이블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등장하며 특유의 쇼맨십을 과시했다.

고율의 관세장벽을 둘러치며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국내 지지율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숙적'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견제하기 위한 특유의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며 중국이 신뢰할 만한 무역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다지려 하는 동안 자신은 첫 관세 협상국인 일본을 본보기로 거래에 능한 '딜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이후 미국과 협상테이블에서 마주할 나라들에도 모종의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협상팀이 일본 측 관세 담당 관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과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에 함께했다.

이후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만나 큰 영광이다. 큰 진전!"이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에게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문구가 새겨진 붉은색 모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주요 교역국들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던진 뒤 처음으로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한 나라다.

이번 미·일 협상은 다른 나라들에는 자신들의 하게 될 대미협상의 얼개를 그려보는 기회이자, '협상가' 트럼프의 자질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협상팀은 이번 만남을 일종의 예비 회담 성격으로 보고, 미국 측의 요구를 청취하고 나서 귀국 후 미국을 설득할 카드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개입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본 정부는 황급히 한밤중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주도권을 뺏길까 봐 우려하는 등 당혹감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무역 협상에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이 이례적으로 등판한 것은 향후 몇 주간 이어질 예정인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에서도 자국 협상팀의 고삐를 죄고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협상테이블에서 마주한 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 순방으로 '반미' 우군 확보에 나선 시점과 겹치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거쳐 캄보디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보호무역주의, 패권주의에 맞서는 '운명 공동체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시작한 무역 전쟁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 함께 맞설 국제 공조 체계를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평소 시진핑을 맹비난해왔던 트럼프 역시 이를 의식해 자신이 세계 각국을 상대로 벌이기 시작한 '관세 전쟁'을 자기만의 문법으로, 거래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뜻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본은 미국과 첫 협상에서 90일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내 조기에 합의해 정상이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측에 방위비 부담 확대를 언급하고, 일본 측은 관세 인하와 철폐를, 미국은 안전보장 관련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완화'라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일본은 관세 문제를 방위비 증액과 연계해 논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협상 결과를 보고 받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미·일 간에 여전히 입장차가 있다"며 "쉬운 협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 결과는 이르면 내주 이뤄질 한·미 간 논의에도 중요한 참고 지침이 될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르면 내주 나란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부과한 관세 조정 협상에 나선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칠레 무역 부장관과 만나 상호관세를 논의하는 등 미국은 다방면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17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공식 회담할 예정이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관세 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을 대표해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유럽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할 정도로 트럼프와 돈독한 친분을 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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