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과 '관세' 발언이 연일 국내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관세' 대상 업종이나 종목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산과 조선 등 트럼프 수혜를 받는 중형주가 대형주를 앞질러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8포인트(0.52%) 상승한 2910.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2560.81로 전 거래일 대비 19.21포인트(0.76%) 상승했다.
지난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관련 산업의 전망이 갈리면서 국내 증시에 변동성이 확대됐다.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법 폐지 발언에 약세를, 조선주와 방산주는 한·미 조선업 협력 정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강세다.
이에 트럼프 수혜 업종이 주도하고 있는 코스피 중형주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코스피 대형주의 상승세를 앞질렀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이전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한 달간(지난해 12월 20일 ~1월 20일) 코스피 대형주는 92.56포인트(3.82%) 상승해 중형주(1.80%)와 소형주(1.07%)의 상승세를 2%가량 앞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중형주는 한 달 전 대비 110.66포인트(3.95%) 증가해 같은 기간 28.95포인트(1.14%) 상승한 코스피 대형주의 상승세를 웃돌았다.
코스피 중형주 지수 구성 종목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은 대표적인 방산주로 꼽히는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의 주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 20일(2만4450원) 대비 39.67% 급증했다. 이 외에도 조선주 팬오션(17.43%), 두산(10.25%), 현대건설(33.78%)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중형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출범 전과 비교해 1.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9.25% 감소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주와 더불어 코스피 대형주를 이끌었던 현대차(5.23%)와 기아(2.97%)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에도 중형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종전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의 군사력을 보완할 수 있는 조선업과 방산 기업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반면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 중심의 대형주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대형 수출주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부과되기 전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올해 1분기뿐만 아니라,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며 "부진한 수출을 감안하면 중형주의 아웃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