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사피엔스 특집] <반구대 사피엔스> 특집 ⑰ 연출부 김동희

2025-11-15

진행: 현정훈/ 정리: 이민정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김동희이고, 이 작품의 연출부로 뽑히게 돼서 같이 일을 하게 되었고. 평상시에 중학교 1학년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그쪽으로 준비해 왔고. 학교도 영상이랑 관련된 곳을 가려고 해서 방송 관련 학과에 나오게 됐고. 저 스스로 영화를 만들어 본다거나 시나리오를 쓴다거나 하면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취업 준비도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반구대에 관련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넣었는데 운 좋게 붙게 돼서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하면서 힘들었어요? 재밌었어요?

많이 힘들었죠. 제가 코로나 학번이었고, 대학교도 절반 이상을 집에서 강의 들으면서 보냈고, 또 군대도 안 갔다 왔기 때문에 이번 연출부로 일하게 된 게 영화인으로서 첫 발걸음이기도 했는데, 또 사회인으로서 첫 발걸음이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첫 사회 경험이라고도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는 굉장히 적응하는데 애를 좀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적응이 되고 나니까 영화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대충은 파악하게 됐고, 그래서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 영상학과도 나왔고, 영화 현장도 겪어봤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쪽 분야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건가요?

네. 항상 저는 이야기를 창작하고 캐릭터나 서사를 창작하는 걸 정말 즐겨왔고 어릴 때는 저 혼자서 이면지에다가 만화 그리고 그런 것도 많이 했었는데, 크면서 제 머릿속에 있는 창작물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영화라고 생각해서 영화감독을 마음을 먹게 됐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많이 힘들긴 했지만 많이 배우기도 했고, 또 힘들었던 그런 부분이 꿈을 포기할 만큼 그렇게 힘든 건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습니다.

Q. 장래의 꿈이 그러면 영화감독이겠네요? 본인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저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 물론 상업영화도 만들고 싶은데, 메시지가 있는 영화? 그런 거 만들고 싶죠. 장르라고 한다면 만들고 싶은 게 굉장히 많죠. 장르를 따지지 않고 생각을 해 둔 게 있고. 그런 걸 항상 종이에 메모하면서 나중에 꼭 만들어야지, 이렇게 다짐하고 있기 때문에. 메모가 된 걸로 보면 정말 다양하죠. 장르가 에스에프도 있고 드라마도 있습니다.

Q. 물론 연출부 생활을 안 하고 감독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본인은 어때요? 연출부 생활을 해 보니까. 아, 연출부 생활을 한 번 겪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나요?

네. 많이 들었습니다. 연출부를 해봐야 연출부 막내 이런 사람들의 시점에서 공감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연출부로서 일하는 걸 쭉 보니까 영화 현장에서 제가 영화를 만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또 연출부를 또 할 생각이 있습니다.

Q. 지금 울산에 있는 제작사에서 울산을 배경으로, 물론 서울에서 온 스태프들도 있지만, 집이 울산인 스태프들도 있단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지역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항상 저도 영화 하려고 하면 울산에서는 정말 인프라가 안 갖춰져 있다고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단편 찍을 때도 배우 구인 공고를 올려본 적이 있는데 울산은 한 명밖에 없고 다 부산에서 사시는 분들이 열네 명 지원했었는데. 울산 같은 경우는 영상 관련된 인프라가 많이 적고 산업의 초점이 다 이공계. 문화보다는 공장이나 그런 산업 쪽에 맞춰져 있다 보니까 인프라가 많이 부족했다고 느꼈는데, 울산이 광역시다 보니까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문화 관련된 업체가 있는 게 중요할 거라 생각됩니다.

Q. 지금 우리나라 영화계가 굉장히 힘들어요. 예전에 한참 때는 1년에 한 100편씩 들어가던 게, 보편적인 상업 영화들이 제대로 된 예산을 가진,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영화들이 기껏해야 1년에 10편 나오기가 힘들다고요. 그러다 보니 노는 스태프들도 많고, 몇 년째 두문불출하는 감독들도 많고 그래요. 본인은 이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우선은 저는 영화를 돈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고, 제 돈을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를 하고 싶어서.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잘 헤쳐가는 거는 제가 스스로 영화를 많이 만드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이 되고. 또 새로운 기술도 공부를 할 생각이거든요. AI 같은 것도 많이 나오다 보니까. 사실 AI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어쨌든 시대가 바뀌고 있으니까 그런 쪽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니까 AI 영화제도 많이 나와 있고, 기존의 기술이나 분야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분야나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열린 사고로 고려하면서 새로운 유망한 산업도 생각을 해봐야죠.

Q. 나중에 AI로 영화 만들 생각이에요?

궁극적으로는 배우가 나오는 걸 찍는 게 목표죠. 지금은 AI가 워낙 붐이다 보니까, AI 영화제도 많고, 또 제가 배우랑 스태프를 꾸려가지고 영화를 찍을 형편이 충분히 되지는 않으니까 그런 쪽도 한번 하면서 경험 기르는 거다, 이런 생각하면서. 궁극적 목표는 물론 실사 영화를 찍는 거지만, 그런 것도 하나의 발판으로 쓸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 거죠.

Q. 감독님은 어땠어요? 연출부 막내 역할을 했잖아요. 그 포지션에서 본 감독이 있을 거란 말이에요. 기존에 생각했던 감독에 대한 관념들이 있을 거란 말이죠. 현장에서 실제로 보니까 어때요?

제가 촬영 현장을 많이 다니지 않아서 비교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단은 감독은 확실히 아는 게 좀 많구나. 조명에 대해서도 다 알고 있어야 하고, 촬영에 대해서 다 알고 있어야 하고. 그리고 당연히 자기 작품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많구나.

조명을 할 때도 조명감독님한테 이런저런 지시를 하고, 또 촬영할 때도 그렇게 지시하고. 영화 연출, 편집 방법이라든가, 나중에 후반 작업에서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감안해서 촬영해야 하니까 확실히 아는 게 많아야 하고,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는 게 많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뭐예요?

일단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이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독님이 영화 한 100편 정도 에세이를 써야 감독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셔서 그건 충분히 맞는 말 같아서 감상문 쓰는 것도 열심히 해봐야 할 것 같고. 시나리오 강좌 같은 것도 시간이 되면 들어볼 생각이 있습니다.

Q. 이번에 작품 하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막내로서 느꼈던 소회가 있으면 한마디만 해 주세요.

저번에 감독님이랑 차 타고 가면서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시니까 굉장히 힘들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감독님이 아직 끝났을 때의 성취감을 못 느껴봐서 그렇다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9월 30일에 회식하면서 그게 뭔지 좀 느꼈거든요.

마치 등산 같다? 항상 등산을 하면은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엄청나게 헉헉거리면서 올라가는데 막상 정상에 오르면 정말 기분이 좋고 또 나중에 한 번 더 해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에 굉장히 등산이랑 비슷하다, 이런 느낌이 들었고.

많이 힘들었지만 1, 2년 뒤에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추억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연출이나 영화 쪽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울산저널 독자들과 우리 영화의 관객들에게 전할 말, 해보세요.

<반구대 사피엔스>는 사람 사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관객 모두가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고. 또 이 영화가 전문 배우가 아닌 분들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각본에 짜인 내용뿐만이 아니라 그 너머의 진정성이 좀 더 많이 있는 그런 영화다. 또 영화 찍으면서 고생을 정말 많이 하긴 했지만 정말 영화 경력이 없던 저한테는 정말 소중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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