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50만~150만 명에 달하지만 최근 5년간 3만여명만 방문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재택 암 환자는 병원에 갈 때보다 5배 많은 진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충형 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특별위원회 간사(서울봄연합의원 대표원장)는 2일 대한재택의료학회 추계심포지엄에서 현행 방문진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암 환자(9만명), 장기요양 중증 환자(1~3급), 요양시설 거주자 등 여섯 가지 형태의 환자를 방문진료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런 인구가 적게는 50만명, 많게는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의사 방문진료를 받은 환자는 매우 적다. 2019년 12월~2024년 6월 약 5년간 동네의원(한의원 포함)의 방문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 1878명이다. 또 동네의원 3만 6502곳 중 987곳이 방문진료를 하겠다고 신청했고, 이 중 303곳만 실제로 진료했다.
이 원장은 "6개월 치 방문진료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응급실 방문이 34%, 입원일수가 45% 줄었다. 이 덕분에 건강보험 진료비가 20% 줄었다"고 설명했다. 방문진료가 건보 재정 절감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데도 방문진료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로 경직된 수가(의료행위의 가격) 체계가 일차 원인으로 꼽혔다. 수가가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뿐더러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중증환자는 진료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가는 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높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방문진료 환자는 진료비의 30%(3만8890원)를 부담한다. 방문진료 환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초고령(평균 연령 81.5세)이라서 방문 때마다 이 정도를 내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조현호 서울시 노원구의사회장도 "높은 부담금 때문에 일반 환자가 기피하기 때문에 본인 부담률이 매우 낮은 의료급여(기초수급자) 환자 위주로 제도가 왜곡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암 환자의 방문진료비 부담률이 훨씬 높아 기피 요인으로 작용한다. 병원에 가면 진료비의 5%만 부담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10%이다(진료비 산정특례). 하지만 방문진료에는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일반환자처럼 30%를 내야 한다. 재택 암 환자는 병원 갈 때보다 5배 더 내야 한다. 이 원장은 "방문진료 환자의 10~15%가 암 환자이다. 앞으로 암 환자의 재택 진료가 더 늘 텐데, 제도를 빨리 손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은 '지역의사회 방문진료센터 모형의 문제점' 주제 발표에서 "초고령 사회가 현실로 다가왔는데, 재택의료는 늘지 않고 있다"며 인프라 부재, 현장 장벽, 정책 실패 등의 세 가지 원인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개원 의사가 방문진료를 하지 않는 이유로 낮은 수가, 인력 부족, 복잡한 행정 체계를 들었다. 방문 진료 수가는 방문당 약 13만여원이다. 김 원장은 "건보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예산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환자 정보 공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진료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재택 환자의 과거 병력 정보를 사전에 알 길이 없어 '맨땅에 헤딩' 식으로 집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충형 원장은 1일 오후 84세 파킨슨병 환자 집으로 갔는데, 환자 정보를 모르고 갔다고 한다. 파킨슨병에다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을 앓는 환자인데 와상 상태로 큰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였다. 일주일째 밥을 못 먹는다고 해서 더 방치하면 나빠질 게 뻔하니 주말 오후라도 방문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내가 50분, 가정간호전문간호사가 추가로 30분 진료했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인데도 추가 수가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 발굴에서 연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지적했다. 김주형 원장은 "발굴에서 연계까지 최대 석 달 걸리는데, 와상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간이다. 패스트 트랙을 도입해 '선 진료, 후 행정 처리'로 전환해 긴급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획일화된 방문진료 제도를 환자 수준별로 세분화하고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장비를 가지고 진료할 경우 차등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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