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48세 남성이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런던 거주 크리스 십슨은 원인 불명의 급격한 체중 감소로 병원을 찾았다가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크리스는 "당뇨병 전단계 증상도 없었는데 혈당 조절이 안 된다며 약을 처방받았고, 오히려 약 복용 후 몸 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른 의료진의 권유로 응급실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골프를 즐기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왔던 그는 췌장 절반과 종양, 비장을 제거하는 대수술과 12차례 항암치료를 견뎌야 했다. "항암치료 후 메스꺼움, 설사, 변비, 피로가 반복되며 일주일 내내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치료 6개월 만에 암이 재발했고, 종양이 길이 4.8㎝, 너비 1㎝로 림프절까지 전이돼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았다. 현재 그는 종양 크기 감소와 생명 연장을 위해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유전자 치료, 면역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췌장암은 영국에서 10번째로 흔한 암으로 전체 암 사례의 약 3%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은 7%에 불과하며 절반 이상 환자가 진단 후 3개월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약 9500명의 영국인이 췌장암으로 목숨을 잃는다. 주요 증상은 복부나 등 통증,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메스꺼움, 황달, 설사, 변비, 원인 불명 체중 감소, 혈전, 당뇨병 진단 등이다. 특히 증상이 모호하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크리스는 "증상이 너무 미묘하거나 숨겨져 있어 많은 사람이 이미 늦은 시점에서야 진단받는다"며 "살이 빠진 것이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1년만 빨리 알았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