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라고 마셨는데 콜레라 걸렸다… 유럽서 7명 감염

2025-04-16

최근 독일과 영국에서 콜레라가 발병한 가운데, 뜻밖의 원인으로 '성수'가 지목됐다.

미국 테크 전문지 아르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영국에서 4명, 독일에서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환자 가운데 독일인 2명과 영국인 3명은 에티오피아를 여행한 뒤 콜레라에 걸렸으며, 특히 콰라 지역의 '베르멜 기오르기스'라는 성스러운 우물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사이트에서 '치유, 영적 분별, 신성한 체험'으로 홍보하는 지역의 '성지'다.

이 곳을 찾은 여행객들은 '치유' 목적으로 '성수'를 길러 마시고 목욕을 했고, 이 물을 길러 집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에티오피아로 여행을 가지 않고 콜레라에 영국인 환자 한 명은 해당 우물에서 떠 온 물을 마셨다고 밝혔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과일, 채소, 어패류 등에 감염되는 병이다. 발병 시 급성 설사를 유발하기 때문에 중증의 탈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에티오피아는 전체 인구 가운데 절반이 깨끗한 물을 이용하기 어려운 물 부족 국가다. 지난 2022년부터 콜레라가 계속해서 발병하고 있는데, 유럽 관광객들이 방문한 올해 초에도 콜레라 환자가 폭증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베르멜 기오르기스 우물이 최근 오염원으로 확인되면서, 유럽 내 콜레라 확진자 감염원이 이 우물로 지목된 것이다.

특히 여행객들이 마신 물 속 콜레라균은 더욱 위험했다. 플루오로퀴놀론, 트리메토프림, 클로람페니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베타락탐, 마크로라이드, 설폰아미드 등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균 자체도 스트렙토마이신과 스펙티노마이신, 세팔로스포린, 마크로라이드, 설폰아미드에 대한 내성 기전을 제공하는 별도의 유전적 요소(플라스미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콜레라 치료에는 수분 보충과 증상 완화를 위한 항생제 등을 사용한다. 이번 사례의 콜레라균은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행히 모두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에콤 메테나 워터에이드 에티오피아 국가책임자는 영국 메트로에 “지역사회가 강이나 얕은 우물과 같이 보호되지 않는 수원에서 물을 마실 수밖에 없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세계 지도자들은 모든 사람이 어디에서나 깨끗한 물, 적절한 화장실, 양호한 위생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콜레라를 과거의 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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