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매출 1위 현대건설, 시평은 12년째 2위... 이유는?

2025-03-11

현건, 올해도 삼성물산 이어 시평 2위 유력

매출은 삼성물산 대비 10조원 많아

시평 핵심 기준 경영평가액은 삼성 31.8조, 현대 17.9조

현건 자회사 현대ENG도 반영 미합산

26년 시평 기준 변화… 순위 주목

현대건설이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보다 무려 14조원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대한민국 공식 건설사 서열 지표로 평가되는 시공능력평가에선 12년 연속 2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압도적으로 높은 경영평가액,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미합산 등 시평 특유의 산식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월등히 많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시평에선 계속해서 2위인 이유를 분석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시평 순위는 2위가 유력하다.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은 평가액 31조8563억원을 기록하며 11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17조9436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보다 약 78%나 높은 수치다.

하지만 해당 평가에 반영된 2023년 매출을 비교해 보면 삼성물산은 19조3100억원, 현대건설은 29조6514억원을 기록해 현대건설의 매출이 10조원 이상 많다. 2024년 매출은 더욱 차이가 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2조6944억원(잠정)을 기록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8조655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14조원이나 되는 돈을 삼성물산 보다 더 벌었는데, 시평은 왜 밀리는 것일까.

이러한 차이는 시평 특유의 산식 때문이다. 시평은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매출, 재무 상태, 기술력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가 1년에 한 번씩 ▲공사실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경영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 4개 부문에 대한 평가를 집계해 시공능력평가액을 산출한다.

현대건설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시공능력평가액에서 밀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현엔)의 시공능력평가액이 따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현엔은 지배구조상 현대건설의 자회사다. 현엔의 실적은 재무제표상 현대건설 실적에 반영이 된다. 실제로 두 기업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더하면 27조9245억원에 달한다.

현엔의 실적이 현대건설의 연결재무제표로 반영되는데도 시평에서 개별 산정하는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시평은 단순히 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찰 등에 활용된다”며 “현엔이 기성금(공사 진행상황에 따라 지급되는 금액)을 받았다고 해서 현대건설의 매출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평에서 경영평가액의 비중이 높은 것도 이유다. 현대건설과 현엔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쳐도 삼성물산보다 약 4조원이 적다.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시평에 반영되는 4가지 부문을 모두 분석해 본 결과 기술능력평가액과 신인도평가액은 현대건설이 각각 5090억원, 4001억원 많았다. 하지만 경영평가액에서 현대건설이 6조2157억원을 기록한 반면 삼성물산은 19조7312억원을 기록해 3배 이상 많았다.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자본총계’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자본총계는 2023년 39조870억원이다. 현대건설의 10조4555억원보다 4배 가까이 많다.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에 경영평점을 곱해서 산출하는데 자기자본 규모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2025년에도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해 보인다. 경영평가액 가중치를 낮춘 지난해에도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영평가액 비중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는 2014년 당시 건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와 법정관리 때문에 경영의 안정성 평가라는 명목으로 경영평가액 반영 비중을 높였으나 이 같은 평가 기준이 건설업체에게 가장 중요한 ‘공사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는 건설업체의 해외 투자실적을 시공능력평가에 반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평 순위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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