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SF 블랙코미디 소설, '독쑤기미: 멸종을 사고 팝니다'

2025-09-05

동물 보호조차 시장 논리에 따르는 세상 풍자

자본주의 시스템에 기반한 환경 보호 정책 비판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동물 보호조차 시장 논리에 따르는 세계 속, 소설적 재미와 불편한 현실을 예리하게 결합한 SF 블랙코미디 '독쑤기미: 멸종을 사고 팝니다'(황금가지)가 출간됐다. 탄소배출권 제도를 뒤틀며 기후SF의 한계를 넘어선 이 작품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기반한 환경 보호 정책을 비판한다. 2013년 최연소 '최고의 영국 작가'로 선정된 네드 보먼의 최신작으로, 영국 최고의 SF 문학상인 아서 C.클라크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TV 드라마화가 진행 중이다.

키면 '멸종 크레딧'이라는 허가증을 제출해야 하는 미래, 주인공 핼야드는 크레딧 가격이 떨어질 거라 믿고 회삿돈을 유용해 공매도를 감행한다. 예상치 못하게 크레딧 가격이 급상승하며 80만 유로를 물어낼 위기에 처한 핼야드는 멸종한 '독쑤기미'라는 물고기가 아직 멸종하지 않았음을 입증해 크레딧을 내지 않는 해결책을 떠올린다. 그는 물고기에게 죽고 싶다는 기괴한 욕망을 품은 과학자 카린과 함께 못생겼고 성격도 더러운 물고기 '독쑤기미'를 찾아 헤맨다.

소설 속 '멸종 크레딧'이라는 허가권 아래 멸종은 '통제 가능한 경제 행위'가 되며, 이는 탄소 배출권이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시키지 못한 오늘의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블랙 코미디다운 유머 감각과 자본주의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결합한 이 작품은, 인류가 외면할 수 없는 기후 위기의 흐름 안에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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