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발사…"생명체 살 수 있나"[영상]

2024-10-15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의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조사하기 위한 긴 여정에 나섰다.

유로파 클리퍼는 14일 낮 12시 6분(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15일 오전 1시 6분), 미국 플로리다주(州)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나사는 "탐사선이 발사 1시간여 뒤 지구 중력을 벗어나 태양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로파 클리퍼로부터 신호를 수신한 뒤 나사 관제실은 엔지니어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1995년 초기 유로파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톰 맥코드 박사(85)는 뉴욕타임스(NYT)에 "유로파 클리퍼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 저는 91살쯤 될 것"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탐사선의 핵심 임무는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지를 자세히 살피는 것이다. 탐사선은 앞으로 5년 6개월간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쯤 목성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탐사선은 유로파 주변을 비행하며 2034년까지 유로파의 환경을 샅샅이 조사할 예정이다. 유로파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거리인 표면 위 25km 고도에서 49회 근접 비행하며 스캔해 위성의 전체상을 지도화하는 게 목표다.

"지구 두 배 바다…생명체 가능성" 기대감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발사 이후 X(옛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목성의 얼음 위성에서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찾기 위해 태양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며 "우주 탐사의 다음 장이 시작됐다"고 적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버트 파팔라도 박사는 NYT에 "유로파가 (우주에서)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유로파 표면이 15∼25㎞에 달하는 얼음층으로 덮혀 있고, 그 아래에 소금기가 있는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가 서식할 만한 이상적인 환경을 갖췄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 바다는 지구의 전체 바다를 합친 것보다 두 배나 많은 물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이 바다에 생명체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유기화합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사 측은 "과학자들이 이 위성의 유기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위성 표면 아래에서 에너지원의 증거를 찾는 데 유로파 클리퍼가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NYT는 "(생명체가 살 수 있으려면) 너무 춥거나 덥지 않은 '골디락스(딱 적당한 온도)' 상태이면서 물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52억 달러(약 7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유로파 클리퍼는 나사가 태양계 행성과 위성 탐사 임무를 위해 개발한 역대 탐사선 중 가장 크다. 탐사선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5배 이상 먼 목성계에서 비행해야 하는 탓에 태양광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대규모 태양광 충전 패널을 장착했다.

높이 5m, 전체 길이 30.5m로 농구 코트(28m)보다 더 길다. 탐사선 기체 일부에는 전 세계 각국 사람들이 제출한 260만 개 이상의 이름과 미국 계관시인 에이다 리몬의 시 '신비에 대한 찬양: 유로파를 위한 시'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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