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kg를 찌운 효과일까. LG의 내야수 손용준(25)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유일한 멀티 히트와 득점과 도루까지 기록하며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손용준이 속한 북부리그 올스타(한화, SSG, LG, 두산, 고양)는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남부리그 올스타(상무, KT, 삼성, NC, 롯데, KIA)를 4-2로 누르고 지난해 패배를 설욕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2승2무9패에 그쳐 열세에 몰렸던 북부리그 올스타는 지난해 5-9 패배를 설욕했다.
내일은 1군 올스타를 꿈꾸는 유망주들의 잔치에서 가장 빛난 것은 손용준이었다. 북부리그 올스타의 1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손용준은 4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로 타선의 활로를 뚫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0-1로 뒤진 3회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린 뒤 2루를 훔치는 등 북부리그 올스타가 이날 낸 4점에 큰 기여를 한 게 MVP로 뽑힌 원동력이었다. MVP로 선정된 손용준은 상금 200만 원과 퓨처스리그 공식 후원사 메디힐의 코스메틱 제품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해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손용준은 곧바로 산업기능요원으로 입대하여 군 복무를 마쳤다. 군 제대 후 동원과기대로 진학해 2년을 뛰며 실력을 더욱 갈고닦은 손용준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8순위로 LG에 지명됐다. 이 때문에 이제 2년차지만, 나이가 많다.

지난해 정식 선수였던 손용준은 올 시즌 육성선수로 전환됐다가 다시 정식선수로 재전환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올해 1군에도 콜업돼 4경기를 소화하며 1군 무대를 경험했다.
MVP를 받은 소감에 대해 손용준은 “준비한대로 경기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우수타자상과 MVP에 대해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진짜 받을 줄은 몰랐다. 안타를 2개 치기도 했지만,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게 컸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손용준은 비시즌에 벌크업을 통해 몸무게를 8kg나 늘렸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는 손용준은 “4시간마다 한 번씩 계속 먹었다. 원래 마른 체질이라 사이즈업이 쉽지 않았다. 닭가슴살로 단백질을, 바나나로 탄수화물을 섭취했다. 물리기도 했지만, 벌크업을 하고 싶어 참아내며 먹었다”라고 증량의 비결을 밝혔다.

증량의 이유는 체력이었다. 손용준은 “배팅 파워나 타구 비거리가 그렇게 늘어난 것 같진 않다. 그래도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다. 운동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전반기에 1군에서 단 4경기를 뛴 손용준이지만, 급하게 마음을 먹지는 않겠단다. 그는 “1군 경기보다는 당장 앞에 있는 2군 경기부터 잘 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2군에서 좋은 결과를 내다보면 1군에서도 뛸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라면서 “1군을 짧게 경험해보니 퓨처스보다 구위가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LG는 전반기 막판 타선 침체로 고생을 많이 했다. 염경엽 감독에게 어필의 한 마디를 부탁하자 머뭇거리던 손용준은 “시간 되시면...한번씩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수줍은 어필을 했다.

이날 받은 상금 200만원의 향방은 부모님이었다. 손용준은 “부모님께 다 드리려고 한다.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을 해뒀다”라며 웃었다.
이날 우수타자상은 3회말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최윤석(SSG)이 수상했고, 남부리그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6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강건(KT)이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이들에겐 상금 100만원이 메디힐 코스메틱 제품이 주어진다.
3회말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팀 승리를 도운 한지윤(한화)은 감투상을, 귀여운 원숭이로 분장하고 오마이걸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에 댄스를 선보인 KIA 박재현은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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