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대비 올해 순자산이 50조원 넘게 불어나 증가율은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 올해 하반기 수익률에서는 미국 테슬라와 중국 관련 ETF가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테슬라의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관련 ETF들이 급등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라면 테슬라 관련 ETF는 올해 하반기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는 7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89.8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11월 한 달에만 24.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수혜로 분석된다.
해당 ETF는 테슬라 밸류체인 기업에 투자하며, 'DIREXION DAILY TSLA BULL 2X'와 같은 레버리지 ETF를 편입해 테슬라 주가 상승에 대한 노출도 70% 이상으로 극대화한다. 다만 해당 상품은 변동성이 커 주의 해야한다. 테슬라가 올 들어 지난 4월 중순까지 40% 넘게 급락했던 시기에 -27.8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단일 종목을 고비중으로 담은 ETF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어 수익률 4위에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서학개미'가 47.9%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테슬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25개 선호 주식에 투자한다. 테슬라 외에도 많은 주식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19일 현재 테슬라 비중만 24.08%에 달한다.
다만 테슬라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에 대해 “내년 예상 PER이 109배로 엔비디아의 3배, S&P500지수의 5배에 달할 만큼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ETF의 질주에 맞서 중국 ETF는 하반기 ETF 수익률 10개 중 6개를 진입 시키는 강한 지배력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고강도 경기 부양책은 중국 ETF 수익률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는 7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56.1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중국 관련 ETF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9월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발표 이후 급등하며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10일부터 지난 11일까지는 90.8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 5위부터 8위까지는 중국 내 기술 혁신 기업의 자본 조달을 위해 독립적으로 개설된 증권시장인 '과창판' 관련 ETF가 41~44% 수익률로 나란히 줄을 세웠다.
이처럼 중국 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부동산 및 내수 경기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14년 만에 통화 정책 기조를 완화로 전환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최근에는 재정 적자율 확대,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대폭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수를 회복시키기에는 정책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호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중국 증시와 달리, 중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중국 경기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