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불황 속 ‘맞춤형’ 1인 소형가구 확대 속도

2024-11-24

1인가구 증가…총 가구의 30% 이상 차지

B2B 공략 넘어 중장기 포트폴리오 수립

국내 가구업계가 본격적으로 ‘소형화 가구’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2000년 초반 10%대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중이 최근 30%대 중반을 웃돌면서, 가구 업체들도 1인 가구의 소비 성향과 거주 면적에 적합한 소형 가구를 선보이며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782만9000명으로 전년(750만2000명)보다 4.4% 늘었다. 1인 가구는 2015년 520만3000명을 시작으로 2019년 600만명, 2021년 700만명을 각각 넘어섰다. 대한민국 총 가구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소형 아파트 수요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올해 9월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37년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2인가구는 33.0%로 늘어날 예정이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1∼2인가구가 되는 셈이다.

1~2인 가구 증가와 분양가 상승 여파로 서울 신축 아파트 및 분양시장에서 20평형대의 소형평수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접근성이 용이해진 영향도 크다.

1인 가구의 증가 이유는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변화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 저출산, 고령사회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나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로움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정 내 인원이 감소하면서 가구업계들도 소형가구 카테고리를 신성장동력 삼아 크게 확장 중이다.

당장은 2인 이상 가정이나 호텔 등 기업을 타깃으로 한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도 1인 가구가 주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가구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소가 신규 공략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B2B시장에 대한 납품은 가전·가구 업체 입장에서 공급 과정이 단순한 편에 속하는 데다 대규모 물량인 경우가 많아 이익률을 늘리기 좋은 수단이 됐다.

이와 함께 가구업계는 1인가구 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기능과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초소형 제품들을 발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두 팔을 끌어당기는 모양새다. 1인가구를 향한 전략은 곧 미래 고객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샘은 ‘메스티지(Masstige, 대중과 명품의 합성어)’를 표방하며 고급화 된 가구로 1인 가구를 공략 중이다. 구매력을 갖춘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저가 가구 대신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고급 가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신세계까사는 쇼핑 플랫폼 ‘굳닷컴’을 통해 기존 대형 가구 중심의 카테고리를 넘어 1인 가구 및 소규모 가정에 적합한 가구와 실용적인 생활용품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브랜드와 상품들을 큐레이션 한다.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직접 가구 제작에 뛰어들었다. 오늘의집은 최근 가구 브랜드 레이어를 론칭했다. 오늘의집이 자체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맡은 첫 가구 브랜드로 약 1년 반의 준비를 거쳤다. 침대, 식탁, 소파, 등 총 10종의 필수 가구 제품으로 구성됐다.

시몬스는 1인 가구 직장인 등을 위해 퇴근 후 침대를 받을 수 있는 ‘이브닝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일부 지방거점도시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각종 부대시설 투자를 늘리는 주요 호텔들을 공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동시에 1인가구의 잦은 이사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등으로 소형가구 구입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 시장 공략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