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가정의 달을 맞아 디지털 실감 영상관 1관에서 새로운 실감콘텐츠 '화조영모, 어느 고양이의 하루'와 '어흥, 호랑이 - 용맹하게, 신통하게, 유쾌하게'를 공개한다고 30일 밝혔다.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2종의 콘텐츠는 전통문화 속 다양한 소재를 디지털 기술로 생생하고 친근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림 속 꽃과 풀벌레, 고양이, 물고기를 눈앞에서 만나고, 춤추는 호랑이를 보며 어깨를 들썩이는 색다른 경험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대표적인 화조영모 회화 속 작은 생명들을 '화조영모, 어느 고양이의 하루'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원화의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3D 모델링 애셋과 모션그래픽 소스를 제작했다.
변상벽 그림 속 고양이는 지금의 삼청동 북악산 백련봉 일대를 누비며 하루를 보낸다. 옥호정의 사랑채 앞마당에서 한가로이 놀던 고양이는 남계우가 그린 나비를 따라 집 밖의 버드나무숲으로 향한다. 전 신사임당 그림 속 가지밭과 오이밭을 지나 수박밭에서 쥐를 쫓고, 신명연이 그린 꽃밭에서 향기에 취하며, 어해도를 감상하듯 냇가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며 여유를 즐긴다. 해가 다 질 때쯤에야 아쉬운 듯 지친 듯 집으로 돌아가면서 어느 고양이의 하루는 마무리된다.
카메라의 시선은 고양이와 나비, 새를 따라 이동하며 우리 곁의 작은 생명들을 밀착하여 담아낸다. 높이 5m, 폭 60m 화면 가득 펼쳐진 꽃과 나무, 풀벌레, 새, 고양이, 물고기는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입체로 실감나게 구현했다. 국악과 현악을 넘나드는 멜로디에 자연의 소리로 채운 이지수 감독의 음악이 더해져 고양이의 여정을 즐겁고 경쾌하게 이끈다.

'어흥, 호랑이 - 용맹하게, 신통하게, 유쾌하게'는 조선시대 회화, 흉배, 나전칠기 속 호랑이를 소재로 원형의 질감과 특징을 돋보이게 만든 실감콘텐츠이다.
회화 속 호랑이는 터럭 하나까지 정밀하게 복원한 3D 모델링으로 사실감을 살린 반면, 흉배와 나전칠기 속 호랑이는 해학적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관절을 분리하여 스톱모션 느낌을 더했다. 이지수 감독의 음악 또한 각 재질의 특성에 따라 분위기를 완전히 달리하여, 마치 세 편의 단편영화를 연달아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새롭게 선보이는 실감콘텐츠는 한국의 미감을 담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관람객이 박물관과 문화유산을 더욱 가깝고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전 세계에서 오는 관람객은 물론 앞으로 열릴 다양한 국제행사와 해외문화원 등에 공유하여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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