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박제임스 대표 취임 1년 시점에 신유열-박제임스 투톱 체제로 재편됐다. 인천 송도 메가플랜트 완공이 다가오면서 조직 운영과 수주 전략을 전면 재정비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롯데 3세인 신유열 대표는 롯데지주 내 미래전략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사업개발을 총괄해 온 인물로, 그룹 내 차세대 경영 축으로 꼽혀왔다. 이번 인사로 박제임스 대표와 투톱 체제를 구성하며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역할 분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박제임스 대표가 글로벌 수주와 생산 운영을, 신 대표가 그룹 전략·신사업 포트폴리오 조정·BD(사업개발)를 맡는 구조가 유력하다고 본다. 그룹이 바이오를 미래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핵심 인재를 투입해 '실행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 도입은 롯데그룹이 올해부터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구조 개편을 진행해 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룹은 각 계열사에 실행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 중이다. 특히 바이오 사업의 경우 송도 공장 가동 일정이 다가오면서 수주, 공정 검증, 투자 판단 등에서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각자대표 체제가 공동대표보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미국 시러큐스 공장 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 준공을 완료했고, 항체의약품과 ADC 기반 수주를 본격화했다. 4월에는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ADC 후보물질 생산 계약, 6월 영국 기업과의 항체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 9월 미국 기업과 위탁생산 계약 체결까지 총 3건을 수주했다.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은 내년 완공을 향해 가고 있다. 2023년 착공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인 2025년 9월 상량식을 마쳤다. 2027년 상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직원의 80% 이상이 송도로 이전했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미국 시러큐스 공장(약 4만 리터)에 더해 최대 12만 리터 규모 신규 생산 능력이 확보된다. 총 16만 리터 이상의 생산 역량을 갖춘 한국-미국 듀얼사이트 CDMO 체제가 완성된다.
다만 현재 수주 대부분이 임상용 후보물질 중심이라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2027년 송도 공장 가동 초기부터 상업생산(CMO)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가동률이 낮아지고, 수익성 확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속되는 적자 구조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써모피셔 등 대형 업체들이 대규모 상업생산 물량을 기반으로 우위를 선점하고 있어, 롯데바이오로직스 초반 수주 확보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박제임스 대표 취임 이후 1년은 생산 인프라 확충과 수주 기반 마련에 집중한 '준비기'였다면, 내년부터는 송도 공장 가동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ADC 관련 모달리티의 수주가 지속 확대되고 있고, 잠재 고객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내년 하반기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완공이 가시화되면서, 대규모 글로벌 CDMO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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