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정 "폭력 해답 아니지만 사람들 좌절감 매우 타당"
...美건강보험사 대표 총격 사망에 "의료 시스템 문제"
- 머스크, 범인 글 게시 "비만약 가격 낮추면 건강 개선"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UHC)의 브라이언 톰슨 보험 부문 대표의 총격 살해 사건과 관련 의료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비만 치료제의 가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에서 의료시스템 개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민정 씨는 SK그룹에서 근무 중인 언니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남동생 최인근 SK E&S 북미법인 패스키 매니저와 달리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해 독자 행보를 걷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최민정 씨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폭력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매우 타당하다"며 "망가진 의료 시스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톰슨 대표는 지난 4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범인은 루이지 만조니라는 26세 청년이었는데 검거 당시 건강보험사들이 직원들에게 보험료 지급 거부 액수를 늘리도록 압박하는 경영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국 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주요 건강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등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쌓여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설립해 운영 중인 최민정 씨는 이번 총격 사건이 미국의 '의료 시스템 내부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민정 씨는 "우리 의료 시스템은 결과보다 이익을, 가치보다 양을 우선시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 중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실패를 안겨준다"며 "환자는 무력감을 느끼고, 의료진은 지치고, 우리 모두가 마땅히 받아야 할 치료와 맞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시스템이 너무 자주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분노는 시스템의 고장 증상이며, 시급히 변화가 필요하다"며 "시스템으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최민정 씨는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 후 올해 퇴사했다.
그는 미국에서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의학 전문가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를 공동 설립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건강보험 회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와 AI 기반 케어 코디네이터를 매칭해 심리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서비스한다.
최민정 씨의 이 같은 행보는 줄곧 재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2017년 11월 해군 전역 후 그는 중국 톱10 투자 회사인 홍이투자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업무를 수행했다.
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 전문 조직인 인트라(INTRA)에서 근무했고, 미국과 서울을 오가며 근무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SK하이닉스 미국 법인 전략 파트에서 인수합병(M&A)과 투자 등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 202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원격의료 기업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역으로 근무했다. 이후 심리건강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SK그룹 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윤정 본부장은 올해 말 인사에서 그룹 지주사 SK㈜의 신설 조직인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됐다.
그는 SK㈜가 SK바이오팜과 공동으로 구성한 신약개발 TF에 참여해왔으며, 지난해 12월 SK바이오팜의 사업 개발과 전략 투자를 책임지는 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이어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며 SK㈜의 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일까지 업무 영역을 넓힌 것이다.
장남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는 지난달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에 부친 최태원 회장과 누나 최윤정 본부장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인근 씨는 아버지과 테니스를 치거나 외식하는 장면이 외부에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비만 치료제의 가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는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머스크는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GLP 억제제를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에 제공하는 것보다 미국인의 건강, 수명, 삶의 질을 더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무엇도 근접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보험사 최고경영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의 선언문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다'라고 적힌 부분을 자신의 글과 같이 올렸다.
머스크가 언급한 GLP 억제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GLP-1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호르몬으로 이를 기반으로 만든 비만 치료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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