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회장, 제40대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연임 확정
올해 중점 사업 성장동력 확충, 트럼프 2기 대응, 민생경제 회복 꼽아
KT·카카오·네이버·두나무·LX·동국제강·하이브 등 주요 그룹 합류
27년 만의 변화, 창립 정신과 미래 비전을 담아 새로운 CI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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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20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제64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류진 회장을 제40대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으로 선임했다.
류진 회장은 취임 연설에서 “현재 한국경제는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 수준을 넘어 ‘벼랑 끝’에 놓여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을 되살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또한 “현재 여건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못하다”며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적 단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임' 류진 회장 연임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한경협은 총회 참석자 만장일치로 류진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8월 한경협 회장에 취임한 류 회장은 향후 2년간 한경협을 이끌게 된다.
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며 한국 경제가 큰 위기에 있음을 강조했다.
10년 전인 2015년 대한민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900억 달러였을 때 엔비디아 시총은 삼성전자의 10분의 1, 대만 TSMC는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다고 류 회장은 설명했다.
10년 뒤인 현재 삼성전자 시총은 2400억 달러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대로인 반면 엔비디아는 3조4000억 달러로 280배의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TSMC도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10위 반열에 올랐다.
류 회장은 "이 사례는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위기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 장면일 뿐"이라며 "지금 한국의 AI 투자규모는 중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증설허가를 받는 데만 2~3년이 걸린다. 제도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우리 기업환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다"고 꼬집었다.
1997년 IMF 위기를 극복할 때만 해도 기초체력이 튼튼했고, 리더십과 국민단합이 확고했지만 오늘의 여건은 그때보다 못하다며 첨단산업 육성법안들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정치적 갈등이 국민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류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상법 개정안 논의도 걱정스럽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하고, 해외 투기자본이 손쉽게 경영권을 공격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고, 국민소득도 없다. 기업 위기가 국민의 위기이고, 국가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한국 성장엔진을 되살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류 회장은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 국민과 함께 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에 이어 '한국경제의 성장엔진 되살리기'를 임기 중 약속으로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류 회장은 앞으로 2년간 ①기업가정신을 되살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②기업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한편 ③글로벌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1월부터 '트럼프 2기 TF'를 가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정부와 국회, 국민과 기업이 한마음을 이루도록 한경협이 정성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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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IT 기업 합류로 디지털 대전환(DX·AX) 가속… 산업 혁신의 불씨 지펴
한경협은 2025년 사업 목표를 ‘Leading The Way, Growing Together(리딩 더 웨이, 그로잉 투게더)’로 설정하고 ▲성장동력 확충 ▲트럼프 2기 대응 ▲민생경제 회복을 3대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eading The Way, Growing Together’는 국가경제와 국민행복을 이끄는 중추 경제단체이자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회원, 국민, 정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경협은 KT, 카카오, 네이버, 두나무, 메가존클라우드, 한국IBM 등 주요 IT·테크 기업들의 신규 가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DX)과 AI 혁신(AX)을 선도하고 있다.
또 LX, 동국제강 등 전통 제조업 분야와 함께 엔터테인먼트(하이브), 이커머스(오아시스), 친환경(베올리아산업개발코리아) 등 다양한 산업으로 회원의 외연이 확장됐다.
한경협은 “보다 폭넓게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현장감 있는 정책제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IT 기업들의 합류는 디지털 전환의 불씨를 지피고, 혁신의 엔진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7년 만에 새로운 CI 발표, 한국경제 도약에 대한 미래 비전 담아
이날 한경협은 회원, 국민, 정부와 함께,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어 가겠다는 비전을 담은 새로운 CI를 공식 발표했다.
새로운 CI에 대해 한경협은 “파란색은 우리 경제계가 개척해야 할 글로벌 시장과 창의·신뢰를 상징하며, 초록색 원은 국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구촌을 아우르는 글로벌 싱크탱크의 역할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CI 변경을 계기로 더욱더 젊고 유연한 사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과 함께 희망찬 내일을 열어가는 역동적인 한경협이 되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회에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 등 150여 명의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