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도관입니다
푸른 수의를 입은 남자가
내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교도소가 처음이라는 남자.
창살 사이로 야윈 얼굴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사람이 죽기 직전의 그 표정이
매일 밤 떠올라요.”
남자는 괴로운 얼굴로 자신이 구속된
사유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중년의 남자는 트럭 운전사로 일했다.
홀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부족함 없는 아빠가 되려고
도로 위를 쉼 없이 달렸다.
유치원이 끝날 때,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트럭을 가득 채운 딸아이의 웃음소리는
그가 살아가는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돌이킬 수 없는 그날
그날은 비가 왔다.
여느 때처럼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가는 길이었다.
편식이 심한 아이가 점심을 걸렀을까 근처 마트에서 단팥빵을 샀다.
남자는 날씨 예보를 듣기 위해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중이었다.
그 짧은 순간,
길가에서 술에 취한 사람이
휘청이며 툭 튀어나왔다.
전조등이 튀어나온 사람의 얼굴을 비췄고
남자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충돌이 일어났다.
그리고 길가에서 튀어나온 사람은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