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 “過而不改, 是謂過矣.”
자왈 ; “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과오가 있어도 고치지 않으면,
이것은 큰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_위령공衛靈公 15.29
“과이불개 시위과의”는 삶의 태도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고 더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은 성장을 하게 되고, 반면 그렇지 않고 그대로 머무르는 사람은 결코 나아지지 않습니다. 당장은 차이가 커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리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조한 것이 바로 이와 같습니다. “과이불개 시위과의”에서 앞에 ‘과’는 ‘과거’의 과오라고 할 수 있지만, 뒤의 ‘과’는 현재의 과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도 과오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는 습관이 필요하겠죠.
공자는 후대에 성인으로 추앙받았지만 사실 그도 허물이 많았고, 다른 이들의 비판을 받고는 했습니다.
공자가 젊은 시절 노자를 찾아갔을 때 노자는 그를 ‘위선자’라고 비난했을 정도입니다. 무언가 억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놔두는 ‘무위자연’을 주장했던 노자였기에 ‘인’과 ‘예’를 통해서 세상을 교화시키려는 공자의 주장이 자연스럽지 않고 위선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공자는 노자의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노자를 ‘용을 타고 날아가는 자’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공자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했던 것입니다.
공자는 음식에 대한 기준도 꽤 까다로웠습니다. 쌀은 아주 새하얀 것이어야 했고, 다진 고기는 잘게 썰어야 했습니다. 술은 집에서 빚은 것이 아니면 마시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식습관 때문에 그가 장수할 수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주위에서는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입니다. 부인과 이혼한 사유도 그의 까다로운 식습관이 한몫했다는 야사(野史)도 전해집니다.
당시 시대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신분제를 철저히 수호했습니다. 자식의 애제자 안연이 죽었을 때, 다른 제자들은 화려하게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지만 공자는 반대했습니다. 안연을 친아들처럼 아꼈지만 벼슬자리에 오르지 못한 ‘평민’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민의 ‘예’에 맞춰서 소박하게 장례를 지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제자들은 그의 주장을 무시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렀고, 공자는 이들을 비난했습니다.
나의 잘못을 고치는 자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성인(聖人)으로 추앙받습니다.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학문에 뜻을 세운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평생 노력했습니다. 도덕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천하주유를 했고,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노자가 가식적이라고 일컫던 ‘예’를 중요시하거나 까다로운 식습관, 신분제 옹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공자와 그의 가치를 중요시합니다.
제자 자공은 공자의 사후, 공자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자의 허물은 마치 일식, 월식과 같다.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보고, 고쳤을 때는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우러러본다.” (자공 편 19.21)
이는 군자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른다면 많은 이들이 이를 보고 비난을 하겠지만, 오히려 그가 잘못을 인정하고 고친다면 사람들은 이를 높게 평가하고 존경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비평을 해도 귀담아듣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미 자신의 생각이 고착화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사람들이 비난을 해도 오직 자신이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고 굳게 믿습니다.
하지만 신념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꾸려는 의지입니다. 공자는‘잘못’이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안 하면 좋겠지만, 만약 잘못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만약 현명한 사람을 만나면 본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나도 그와 같은 ‘잘못’이 있는지 반성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덕망이 높은 사람을 만나면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그렇지 못한 자를 만나면 마음속으로 그와 같지 않은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_ 이인 4.17
나의 자세와 주변 사람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과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까요? 저는 공자가 말한 ‘진중한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판단하고, 말을 하고 행동하다 보면 실수를 많이 저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중심을 잡고, 믿음과 신념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공자는 학이편에서 “군자는 진중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고, 배우더라도 견고하지 못하다. 충심과 믿음을 중요시하고,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으로 삼지 말고, 잘못하면 즉시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나의 인간관계와 주변 환경입니다. 공자는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으로 삼지 말라”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나보다 학벌이나 지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나에게 귀감이 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입니다. 비록 덕이 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배우는 바도 있겠지만, 그러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의 중심을 잡고, 말을 진중하게 하면서, 바른 사람과 함께해야 과오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나 혼자 ‘독야청청’ 한다고 해도, 주변에 그렇지 못한 사람이 가득하다면 그러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매일 실수하고 후회합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이 세상이 끝난 것 같고, 하늘이 두 쪽 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봤을 때 ‘티’가 없는 사람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의 잘못을 후회하고, 자신을 계속 질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나의 ‘허물’을 제대로 인지하고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러려면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합니다. 장점은 확실히 인정해야 하지만, 단점도 고쳐야 합니다. 비록 그 단점이 완전히 고쳐지지 않더라도 인지하고 바꾸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허물입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치밀한 리더의 한 수,《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출간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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