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 부족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추가 할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연중 최대 할인 홈플런' 이후에도 대규모 판촉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인데 납품업체들은 제때 정산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12일 종료되는 '홈플런'에 이어 추가 세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상적인 할인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체감 가능할 정도로 큰 폭의 할인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3월 매출은 휴가철인 7월, 연말 12월과 함께 연간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월 실적에서 현금을 충분히 마련해야 협력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고 납품 중단을 막을 수 있다.
앞서 가공식품 주력인 동서식품·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직후 선제적으로 납품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고가의 가전제품이 걸려 있는 LG전자와 롯데칠성음료·팔도 등 일부 제조사는 공급을 끊은 상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부 업체는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결제방식을 바꿔 선입금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물건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고 현금 부족으로 납품사들이 추가 이탈하는 악순환이 벌어지므로 당장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 기준, 가용 현금이 3090억원"이라며 "3월 유입되는 순 현금이 약 3000억원으로 예상돼 총 6000억원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상반기 내내 홈플러스를 둘러싼 불안감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홈플러스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노조와 입점업체 점주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위원장인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이 나서 홈플러스 사측과 접촉하고 있다. 확실하게 보상을 받아내고자 한다"면서 "최대 주주 김병주 회장이 얼마만큼 회생에 진정성이 있는지,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