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병원 치료후 발생한 의료 비용을 보험금 신청이 간편하다는 실손24를 통해 보험사에 청구했다. 자동으로 서류가 등록됐지만 예상보다 적은 보험금이 산정됐다. A씨는 병원에 문의했고 보험금 총액이 다른 경우가 있으니, 추가 서류와 함께 보험사에 직접 청구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A씨는 보험사 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했고 추가 서류 덕에 실손보험과 가입해 둔 다른 보험상품까지 함께 보상받아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실손24에서 지원하는 자동 전송 서비스만 믿고 보험금을 신청할 경우 보험금이 실제 지급받을 수 있는 총액보다 적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실손24는 창구 방문과 복잡한 서류 없이 보험 청구 절차를 간편하게 하고, 소액보험금을 보험소비자에 돌려주기 위해 마련된 플랫폼이다. 작년 10월 금융위원회 등 정부 주도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됐으며 현재 보험개발원이 전송대행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가 실손24로 보험금을 청구할 때 자동으로 등록되는 서류는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처방전 세가지에 불과하다. 보험업법 102조 6과 보험업 감독규정 제4-44조에서 해당 서류에 한해 진료내역을 데이터로 변환하고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실손24에선 입·통원과 치료내역 등 증빙할 수 있는 추가 서류를 촬영해 첨부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자동 등록 서류 3가지는 데이터 형태로, 추가 서류는 업로드된 파일이 보험사로 전송된다.
다만 이는 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소비자 시각이다. 보험사 앱에서도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서류를 촬영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신청 과정이 진행된다. 사실상 자동 등록 서류 3종으로만 처리할 수 있는 소액 보험금 신청 때에만 실손24 서비스가 유효한 것이다.
실제 현재 앱스토어 내 실손24 후기에선 서류 없이 청구가 가능하다는 말이 무색하다는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원확인서, 입퇴원확인서 등 실손보험금을 신청할 때 자주 활용되는 문서들도 자동으로 등록되지 않아 서비스 취지와 어긋난다는 불만이다.
보험업계도 시스템과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손보험만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때도 소액이 아니면 추가 서류를 첨부해야 하는 번거로운 구조고, 타 보험상품과 연계 보상에도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24가 활성화되면 자동 등록 서류만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실제 받을 수 있는 총 보험금보다 적은 금액이 지급되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자동 등록 서류를 확대하거나 청구단계서 안내·주의 문구를 추가하는 등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