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날씨를 빛으로 표현 … DDP가 서울 밤 풍경을 바꾼다

서울디자인재단 ‘드림 인 라이트’

전면 파사드·입구를 무대로 운영

레이저·프로젝션 맵핑 외벽에 투사

내년부터 상설 프로그램으로 전환

서울의 밤이 달라지고 있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이제는 365일 빛으로 숨 쉬는 도시 랜드마크로 변모한다. 기온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222m 파사드, 레이저와 프로젝션 맵핑이 도시의 결을 바꾸고, 관광객은 물론 시민의 발걸음까지 DDP로 향한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DDP의 야간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드림 인 라이트(Dream in Light)’ 때문이다. 그동안 시즌제로 운영해온 ‘서울라이트 DDP’를 넘어, 내년 1월부터는 연중 상설 조명 프로그램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드림 인 라이트’는 서울라이트 DDP에서 축적한 연출 노하우를 집약해, 내년 1월부터 상설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DDP 전면 222m 파사드와 입구 ‘미래로’ 상부, 유구전시장 앞 등 DDP 전역을 무대로 운영된다.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매 정각 상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시민 열린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서울의 에너지와 문화를 빛으로 풀어낸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기상데이터를 반영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외벽 색이 변하는 ‘스카이 라이트(Sky Light)’, DDP와 주변부를 잇는 ‘미래로’ 상부를 무대로 레이저·프로젝션 맵핑·음향이 결합된 ‘인피니트 스케이프-빛의 확장(Infinite Scape: Expansion of Light)’, 퍼포먼스 그룹 원밀리언(1MILLION)의 아티스트 리아킴·루트가 참여한 ‘빅 무브 위드 리아킴(BIG MOVE with Lia Kim)’, K-팝 그룹 엔하이픈(ENHYPEN)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한 ‘ENHYPEN ENniversary’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드림 인 라이트’는 겨울에는 따뜻한 조명, 여름에는 시원한 조명을 연출해 계절감에 맞는 야간 경관을 제공한다. 12월 ‘서울라이트 DDP 겨울’ 운영 기간에는 잠시 숨을 고른 뒤 2026년 1월부터 DDP의 상설 밤 풍경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드림 인 라이트의 핵심은 ‘스카이 라이트(Sky Light)’다. 강수량·기온·구름양 등 기상데이터를 분석해 서울의 날씨를 17개 유형으로 분류, 그에 맞는 색과 밝기를 실시간으로 건축 외벽에 투사한다. 여름엔 ‘시원한 빛’, 겨울엔 ‘따뜻한 빛’을 내보내며 도시의 온도감까지 바꾼다. DDP의 날씨를 본 시민들은 “도시가 숨을 쉬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두 번째 테마 ‘인피니트 스케이프-빛의 확장’은 DDP와 주변을 잇는 ‘미래로’ 상부에서 상영된다. 레이저·프로젝션·음향이 결합한 미디어아트가 곡선을 타고 흐르는 장면은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린 듯한 전환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과 미래, 아날로그와 디지털, 동양과 서양의 시각 언어가 교차하는 구성은 DDP라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을 잘 드러낸다.

유구전시장 앞에서는 1MILLION의 리아킴과 루트가 참여한 ‘빅 무브 위드 리아킴’이 재공개된다. 2021년 첫 공개 이후 “다시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던 작품이다. 도시의 움직임과 빛, 사운드를 거대한 퍼포먼스로 재구성해 “걷기만 해도 공연 한가운데 들어선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네 번째 테마 엔하이픈(ENHYPEN)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한 ‘ENHYPEN ENniversary’는 DDP 외벽 222m가 음악에 따라 호흡하듯 색을 바꾸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스테이지가 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DDP는 이미 해외 관광객의 필수 방문지 중 하나로, K-POP이 더해지면서 한류 성지로서의 성격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DDP 관계자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도시의 야간 경험 재설계로 설명한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드림 인 라이트는 조명 연출을 넘어 도시의 공기와 흐름을 바꾸는 콘텐츠”라며 “서울의 밤을 더욱 풍성한 문화 경험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