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百 '강남 1등' 전략 폐기…MD본부 4년만에 명동 컴백

2026-01-01

롯데백화점이 4년 만에 강남 사무실을 접고 다시 명동으로 돌아오면서 경영 기조를 본격 전환한다.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정현석 신임 대표가 과거 정준호 전 대표 체제에서 추진하던 ‘강남 1등’ 전략을 사실상 폐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현석 대표는 취임 후 첫 업무 지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워크에 위치한 상품(MD) 본부 조직의 사무실을 중구 명동 에비뉴엘 빌딩으로 이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올해 3월 말 위워크 임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사무실을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동에 흩어져 있는 패션·식품·라이프스타일 등 각 MD 조직은 모두 명동으로 사무실을 옮길 방침이다. 정 대표는 비효율적인 고정비를 줄이고, 조직 간 협업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기 위해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의 MD 본부는 시장을 분석해 브랜드 입점 및 퇴점을 결정하고 경영 전략을 세우는 핵심 조직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정준호 전 대표가 취임한 후 ‘강남권 공략’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2022년 MD 본부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했다. 해외 명품 및 브랜드 파트너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사무실도 삼성동에 추가로 마련해 명동과 강남을 오가며 집무를 봤다. 이와 함께 강남점과 잠실점, 더 나아가 한강 이남 상권을 롯데백화점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맞붙는 ‘강남권 1위 점포’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리뉴얼과 고급화 프로젝트도 예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강남 중심 전략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점 리뉴얼은 당초 계획과 달리 지연됐고, 점포 경쟁력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명품 성장 정체 등으로 백화점 업계가 고전한 가운데 위워크와 같은 공유오피스 사용으로 임대료 고정비가 반영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비용만 늘었다”며 “위워크 임대료가 생각보다 높아 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석 신임 대표는 이 같은 구조를 빠르게 정상화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강남 1등’이라는 상징성보다는 실질적 효율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 대표는 2020년 유니클로 수장으로 일할 당시에도 실적이 부진한 매장은 과감히 정리해 점포 수를 파격적으로 줄이고, 온라인 채널과 주력 점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수익 개선을 이끈 바 있다. 그 결과 유니클로 매장은 2020년 한 해에만 약 180개에서 130여개로 줄었지만,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현석 대표 체제의 롯데백화점은 앞으로도 사업 효율화와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수익을 내는 대형 점포와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미 롯데백화점은 분당점 폐점을 결정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상품본부 인원이 몇백 명에 달하는 만큼 대표가 (사무실 이전을) 지시했다고 해서 한번에 다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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