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스타트업이 만든 '앙코르라이프'... '캄보디아판 카톡' 꿈꿔 [시경pick]

2024-11-06

8년차 스타트업 유니온모바일, 신흥 시장 개척

올 8월, 휴대폰 메신저 '앙코르라이프' 출시

캄보디아 자국어 지원... 외국산 앱 중 유일

캄보디아 정부 뒷받침, '정책 홍보 채널' 인정

현지 고교 졸업시험 감독관 '소통 창구' 활용

연내 휴대폰 결제 기능 추가... 금융권 협력 추진

내년엔 쇼핑, 모빌리티 기능 연결... 사업 속도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캄보디아 '국민 앱'을 만든다.

'캄보디아판 카카오톡'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으로 결제, 쇼핑,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이른바 '슈퍼 앱'을 만들 계획이다.

주인공은 온라인 플랫폼 개발 전문 '유니온모바일'이다. 올해로 8년 차에 접어든 국내 스타트업이다.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끼웠다. 올해 8월 캄보디아에서 휴대폰 메신저 서비스 '앙코르라이프'를 선보였다.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4만명을 끌어모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먼저, '데이터센터'를 캄보디아에 두기로 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외산 앱 가운데 첫 번째 사례다. 캄보디아 정부가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현대판 '보물창고'와 다름없다. 캄보디아 국민과 기업들로부터 나온 각종 자료(데이터)가 보관돼 있다.

외산 앱이라는 색채도 지웠다. '앙코르'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신성시 여겨지는 사원의 이름이다. 캄보디아 국민 정서를 관통하는 친숙한 단어로 앱 네이밍을 정한 것이다. 외산 앱 중에는 유일하게 캄보디아 자국어인 '크메르어'를 적용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국으로 치면 수능시험과 비슷한 고등학교 졸업시험의 감독관 공식 소통 창구로 앙코르라이프를 지정했다. 정부의 주요 정책을 소개하는 데도 앙코르라이프를 적극 활용 중이다.

앱 서비스가 해외에 처음 진출하면, 낮은 인지도와 신뢰도 문제로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캄보디아 정부가 이런 걸림돌을 제거해 주고 있는 셈이다.

여세를 몰아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캄보디아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에 가깝다. '큐알(QR)코드'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난립하고 있지만, 사용 가능한 매장 수가 제한적이다. 이들 서비스와 제휴를 맺은 은행, 신용카드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니온모바일은 현지 모든 오프라인 점포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도록 금융권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앙코르라이프에 결제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결제 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회사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캄보디아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2022년 말 거래액 기준 2728억 달러에 달했다. 한화로 약 36조원 수준이다. 캄보디아가 높은 스마트폰 사용률, 젊은 인구 구성을 갖췄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유니온모바일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1년 기준, 130%를 넘어섰다. 국민 중위 연령은 25.6세로 집계됐다.

이경민 유니온모바일 이사(CPO)는 "앱 내 기능들이 단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 기능이 2026년 안정권에 진입하면, 연매출 2조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유니온모바일은 2017년 설립됐다. 이 회사 이희승 대표는 20년 넘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활동한 IT 전문가다. 캄보디아에는 2020년 진출했다. 앙코르라이프 개발 전, 캄보디아 내 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내년부터는 앙코르라이프에 쇼핑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차례로 결합한다.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 중장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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