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은행 임직원 업무 처리를 돕는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부 업무 지원 시스템인 ‘AI ONE 플랫폼’에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이달 말부터 탑재해 운용할 계획이다. AI ONE 플랫폼은 은행 임직원의 질문에 맞춰 답변을 찾아내는 서비스다. 업무 지원 시스템에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주요 은행 중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은행들은 AI를 활용한 업무 지원 시스템은 일찌감치 마련해뒀지만 망 분리 규제에 막혀 자체 개발한 AI 모델만을 써야 했다. 망 분리는 금융사 내부 서버와 인터넷 간 연결을 막는 규제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를 통해 규제를 일부 허물면서 외부 모델을 도입할 길이 열렸다. 신한은행은 규제 완화 전부터 외부 모델을 활용하기 위한 적합도 평가 등 사전 검증 작업을 마친 덕분에 다른 은행보다 한 발 앞서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대출 심사 시 업무 처리 속도가 크게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대출 규제에 어긋나는 게 없는지 직원이 일일이 따져봐야 했는데 앞으로는 플랫폼을 통해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량의 데이터를 학습한 외부 모델을 활용하면 보다 자연스러운 답변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AI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한정돼 있다 보니 답변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외부 모델을 도입하면 서비스 운용 비용이 대폭 줄어드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은행 외부망에서 내부망으로 자료를 옮기려면 대규모 저장장치를 써야 하는 데다 데이터 학습을 위한 비용도 별도로 부담해야 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체 모델을 학습시키려면 다량의 데이터를 제공해야 해 많은 돈이 들었는데 외부 모델을 들이면 이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부 모델을 운용해 개선 사항을 따져본 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챗GPT를 통해 고객의 자산, 투자 이력, 소비 행태를 분석하고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주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외부 AI 모델을 도입하려는 금융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생성형 AI에 기반한 은행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자와 환율을 계산해 대화형으로 답변을 제시하는 대화형 금융 계산기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의 디지털 부문 담당 임원은 “좁은 범위지만 AI를 도입해 보니 업무 처리 속도가 확연히 단축되는 걸 보고 이제는 경영진들도 AI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