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 높였더니…은행권 위험 자산 확대 '부작용'

2024-09-15

미국, 상호예금 통해 예금보호한도 상향 효과

예금 조달·자산 성장에 긍정적…금리리스크↑

상호예금을 통한 예금보험 확대 시 은행의 예금조달 및 자산 성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취약 은행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5000만원으로 묶여 있는 예금자보호 상향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6일 예보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규모가 크게 증가한 상호예금을 이용해 보호한도 상향이 은행의 예금 조달 및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호한도 상향 등 예금보험 강화 시 은행의 예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동시에 은행의 위험 추구 행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예금보험은 모든 은행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련 효과를 정량적으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상호예금 서비스 활성화로 제공 여부에 따라 은행 간 예금보험 혜택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상호예금은 은행이 예금자로부터 고액 예금을 수취해 이를 타 은행들에 보호한도 이내로 분할 예치하는 형태다. 분할된 예금을 타 은행에 재예치 과정에서 동일 규모의 만기의 예금을 서로 교환하기 때문에 상호예금이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상호예금의 규모는 현지 은행 총 예금의 2.3%(4410억 달러 2023년말 기준)까지 증가했으며, 전체 은행의 42%가 상호예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호예금은 은행의 예금 조달을 증가시키며 위기 상황일수록 이 효과는 강화됐다. 2022년 4분기에서 지난해 4분기 사이 상호예금 네트워크에 가입한 은행의 보호예금 증가율은 非네트워크 은행 대비 10.8%p 높게 나타났다. 특히 실리콘밸리뱅크런(SVB) 지난해 1분기에만 7.73%p 더 증가했다.

자산 증가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같은 기간 상호예금의 영향으로 네트워크 은행의 자산은 非네트워크 은행 대비 더 크게 증가햇다. SVB로 불안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 이후 非네트워크 은행의 자산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네트워크 은행의 자산은 오히려 이전보다 증가했다. 이는 상호예금이 새로운 예금을 유치해 전체 자산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네트워크 은행들이 상호예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장기 자산 등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함에 따라, 자산·부채 만기갭(gap) 등 금리리스크는 증가했다. 분석에 따르면 상호예금의 취급 규모가 1%포인트(p) 증가할수록 은행의 만기갭은 0.63%p 늘었다. 이로 인해 분석 기간동안 네트워크 은행들의 만기갭은 평균 4.5%p 증가했다.

이를 고려해 예보는 "보호한도 상향은 중소형은행의 예금조달 안정성을 증대하고 이자율 경쟁을 완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해당 부보금융회사들의 자산 규모 확대 및 위험자산 투자 증가로 부실 가능성 및 부실 규모 증가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한도 상향이 예금자 행태나 은행 자산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제도 변경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며 "일률적인 한도 조정, 업권별 보호한도 차등화, 동일 업권 내에서도 상품 종류에 따른 선별적 한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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