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일주일 오사카 엑스포…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

2025-04-20

일주일 동안 60만 명 찾은 엑스포

오사카ㆍ간사이 엑스포(大阪ㆍ関西万博)가 개장 일주일 만인 19일까지 입장객 수 60만 명을 기록했다. 오사카 엑스포에선 하루 15만 명의 입장객을 예상했지만, 현재까지는 목표치의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형국이다. 개막식 이후 첫 주말이었기 때문에 엑스포 협회 측에선 흥행이 되길 제법 기대하고 있었지만, 19일(토) 전체 입장 인원 10만 4천명 중 관계자 1만 5천명을 빼고 나면 8만 9천명에 그치고 말았다. 실제 주말 이틀 동안 입장객들은 전시관에 들어가기 위해선 비인기 소규모 전시관을 제외하곤 줄을 서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일부 인기관을 제외하곤 금방 들어가는 분위기였다.

월드컵ㆍ올림픽에 이은 지구촌 3대 이벤트

오사카의 쓰레기 매립지였던 유메시마(夢洲)에 위치한 엑스포 행사장은 중심부의 '그랜드 링' 안쪽으로 국가관들이 빼곡하게 배치돼 있다. 마치 지구촌을 상징하는 듯하지만, 전시관 간 배치는 실제 그 나라의 위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일반적으로 엑스포가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이벤트라고 불린다는 것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에 비해선 전세계 이목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나 158개 국가에서 참여한 대 이벤트라는 점과 반년이라는 기간 동안 열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수긍할 법하다. 모든 나라가 자국의 전시관을 짓는 것은 아니다 보니 북유럽 국가들이나 EU처럼 몇몇 나라들이 함께 그룹으로 지역관을 지은 경우도 있다. 독자적인 지역으로도 끼지 못한 나라들은 한 데 묶어서 마치 행사장 부스처럼 생긴 서너 평짜리 공간에 자국 특산품이나 여행 정보를 홍보하고 있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중국, 프랑스, 영국 등 꼭 강대국들만 독립관을 가진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자국 홍보를 위해 독자관을 준비한 경우도 많다. 아프리카의 모잠비크관은 규모는 작았지만, 그 안에 자국의 젊은 발명가 등을 소개하는 콘텐트로 채워뒀고 말레이시아관은 음식에 대한 홍보 비중이 컸는데, 이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도 운영하고 있었다.

가장 주목받는 전시관

미국관 앞에는 항상 줄을 길게 늘어선다. 줄서기를 포기한 사람들조차도 미국관 앞에서는 기념사진이라도 찍을지언정 그냥 지나치는 법은 없을 정도였다. 대기열에 지치지 않도록 미국관 앞에선 재즈나 춤 공연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고 드디어 입장하게 되면 생기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스텝들이 관객들을 이끌며 한껏 분위기를 띄운다. 미국관은 들어가자마자 미국 장학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일본인들의 인터뷰를 보여주며 자국 홍보를 적극적으로 시작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AI 기술이 농업에 어떻게 쓰이는지 등 미국의 기술을 한껏 자랑한 뒤엔 미국으로 여행을 오라며 각지의 사진과 영상을 틀어주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연상될 법한 일본풍 노래에선 "함께 미래를 만들자"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나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러다 일본이 낳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의 활약 모습이 나오면 관람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미국관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자국을 홍보하는 동시에 환심을 살 수 있는 장치를 잘 마련했다.

'그랜드 링' 위 전망, 분수쇼ㆍ야경 관객들 감탄 자아내기도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때와 지금이 다른 것은 아마도 관람객들이 얼마나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는가일 것이다. 미디어나 콘텐트를 통해 많이 접하고 있는 만큼 엑스포를 직접 와서 보더라도 성인이라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만족도가 높은 것은 전망과 야경, 건축물들의 아름다움이다. 입장객들은 둘레 2km의 '그랜드 링' 위를 걸으며 바다부터 엑스포 행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에 즐거워한다. 일몰이 시작되면 80개가 넘는 전시관들이 일제히 조명을 켜는데, 대낮에는 평범해 보였던 전시관들도 조명을 받고 나면 완전히 다른 건축물로 보일 정도로 풍광이 달라진다. 조명과 함께 저녁 시간에는 분수쇼도 매일 진행된다.

교통은 편리, 걸음 수는 상당… 더위 대책 필수

엑스포장이 있는 유메시마에는 전차인 JR 오사카주오센(中央線)을 타고 오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일반 입장객에게 주차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지나치는 역 곳곳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안내 요원들이 배치돼 있고 표식도 잘 돼 있기 때문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쉽게 찾아올 수 있다. 막상 행사장 내로 진입하고 난 뒤에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에 걷는 수밖에 없다. 4월 중순부터 행사장 온도는 지난 18일 최고 28도에 달하는 등 더위에 대한 우려는 벌써 제기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행사장 전체는 탁 트여 있는 평지에 있는데, 전시장 안이나 식당으로 들어가면 에어컨이 잘 작동하지만 뜨거운 여름 길 한복판에서 줄을 서고 있거나 할 경우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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