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비에이·흰수염 폭포·오타루
여름엔 후라노·샤코탄반도 그리고 맥주 축제

홋카이도는 1년에 두 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로 여행자를 부른다. 소복소복 쌓인 눈이 풍경을 자아내는 겨울과 라벤더 꽃밭이 찬란하게 펼쳐지는 여름이다. 두 시기 모두 곳곳에서 지역 축제가 열려 여행의 설렘을 한층 더 키워준다. 신간 <팔로우 홋카이도>의 두경아 작가가 홋카이도 겨울과 여름 여행 명소와 축제를 짚어준다.

눈이 빚어내는 장관, 겨울의 홋카이도
끝없이 내리는 눈이 홋카이도를 덮으면 평범한 길과 들판, 나무 한 그루까지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홋카이도 도시는 비에이로, 눈 덮인 벌판 한가운데 약 8m 높이로 우뚝 솟은 가문비나무 ‘크리스마스트리의 나무’가 대표 명소다. 위쪽 가지가 별 모양을 닮아 ‘크리스마스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인 사유지라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지만, 그 덕분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도 방해받지 않고 사진 찍기 좋다. 어느 위치에서든 멋진 사진이 찍힌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신비로운 푸른빛 강물로 유명한 흰수염 폭포도 겨울 명소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푸른 강물과 눈 덮인 흰 암벽, 흰 수염처럼 떨어지는 물줄기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신비한 풍경이 펼쳐진다. 겨울밤에는 조명을 밝혀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신 후라노 프린스 호텔 안에 자리한 닝구르 테라스는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의 요정 ‘닝구르’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지은 상점가 마을이다. 숲속 예술가 마을 콘셉트로 후라노 자연을 모티브로 한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겨울밤에는 눈 속에 반쯤 묻힌 상점들이 따뜻한 불빛을 밝혀 동화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유명한 오타루도 빼놓을 수 없는 겨울 홋카이도 명소다. 19세기 중반, 큰 배에서 내린 화물을 거룻배로 옮기기 위해 조성한 운하로, 기능을 잃은 지금은 과거의 번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풍경이 됐다. 운하 주변에는 가스등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운하를 따라 늘어선 석조 창고군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일부 창고는 옛 모습을 보존한 채 관광 안내소, 카페, 레스토랑, 비어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가 지면 가스등이 켜지며 운하는 한층 더 로맨틱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겨울철 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홋카이도에 수많은 온천 명소가 있지만 노보리베쓰와 조잔케이는 삿포로에서 접근성이 좋아 당일치기 온천 여행지로 최적이다. 특히 노보리베쓰는 유황천, 식염천, 라듐천 등 아홉 가지 온천수가 나와 온천 백화점으로 불리며, 지옥 계곡이나 오유누마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홋카이도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파우더 눈으로 유명하다. 11월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긴 시즌 덕분에 ‘벚꽃 보며 스키 타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 홋카이도 최대 규모의 스키 리조트인 니세코 유나이티드, 3개의 산에 걸쳐 37개의 코스를 갖춘 루스쓰 리조트, 국제 대회가 열리는 후라노 스키장 등이 유명하다.
홋카이도 대표 겨울 축제는?
홋카이도의 대표 도시 삿포로에서는 매년 2월 초, ‘세계 3대 눈 축제’로 꼽히는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은 1년 중 삿포로가 가장 붐비는 시기로,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든다. 축제는 오도리 공원, 스스키노, 쓰도무 세 곳에서 진행되며, 이 가운데 오도리 공원이 가장 규모가 크다. 약 1.5㎞에 이르는 공원에는 일본성, 세계문화유산, 스포츠, 만화, 게임 등 다양한 테마의 눈 조각 160여점이 전시된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높이 7m에 달하는 다섯 개의 대형 눈 조각이다.
2월 초 열리는 ‘오타루 눈빛 거리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눈 속에서 캔들이 은은하게 빛나는 야경 축제로, 특히 오타루 운하의 아사쿠사 다리와 주오 다리 근처는 최고의 포토 스폿으로 꼽힌다. 홋카이도 남단에 위치한 도시 하코다테는 축제마저도 로맨틱하다. 매년 12월이 되면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 앞에 높이 20m의 거대한 트리가 세워지며, 이 트리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린다. 매일 저녁 6시에 약 5만개의 전구가 일제히 켜지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또 다른 명소인 고료카쿠에서는 약 2000개의 전구가 켜지는데, 고료카쿠 타워에서 내려다보면 새하얀 눈 속에서 별이 반짝이는 듯하다.

꽃밭과 맥주가 있는 시간, 여름의 홋카이도
홋카이도는 장마와 무더위가 없어 여름에도 쾌적하고, 하늘이 청명해 여름휴가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여름이 오면 눈으로 뒤덮였던 비에이와 후라노의 언덕이 꽃밭으로 변한다. 라벤더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끝없이 펼쳐진 형형색색의 꽃밭이 모자이크처럼 언덕을 수놓으며, 호수와 강은 짙푸른 빛을 더해 더욱 매혹적으로 변모한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 역시 비에이와 후라노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명소인 청의 호수는 ‘비에이 블루’라 불리는 신비로운 푸른빛을 띠는 작은 연못으로, 호수 주변의 울창한 나무와 선 채로 말라 죽은 낙엽송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이룬다. 특히 여름에는 물빛이 가장 맑고 밝은 하늘색을 띤다.
후라노는 꽃밭으로 물든다. 라벤더로 유명한 후라노에는 여러 꽃밭이 있지만 그중 팜 도미타는 평지여서 이동이 편리하고, 부대시설이 많아 볼거리가 풍성하다. 다채로운 꽃이 줄지어 피어나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비에이의 ‘사계채의 언덕’도 빼놓을 수 없다. 15만㎡ 규모의 대형 꽃밭이 캔버스처럼 예술적인 풍경을 펼쳐 보인다. 5월부터 10월까지 샐비어, 튤립, 양귀비, 작약 등 다양한 꽃이 시기를 달리해 피며, 특히 7~9월에 가장 선명한 색감을 연출한다.
샤코탄반도는 ‘샤코탄 블루’라 불리는 푸른 바다와 절벽의 절경으로 유명하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5~10월, 특히 6~8월 여름이다. 이때는 기온이 안정되고 바다 색깔도 가장 선명하다. 특히 여름에는 맑은 하늘 아래 에메랄드빛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기 위해 여행자들이 찾는다.

홋카이도 대표 여름 축제는?
삿포로에서는 세계적인 맥주 축제가 열린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일본 최대 규모 맥주 축제다. 매년 여름이면 오도리 공원 약 1㎞ 구간에 1만3000석이 넘는 야외 테이블이 설치되고, 삿포로는 거대한 맥주 도시로 변신한다.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등 일본 대표 맥주 브랜드는 물론 세계 각국의 맥주까지 맛볼 수 있는 대형 텐트가 줄지어 들어선다. 구역을 옮겨 다니며 맥주를 즐기고, 홋카이도산 지역 먹거리로 입맛을 돋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축제는 1959년 ‘삿포로 여름 축제’의 부대 행사로 오도리 6초메에서 처음 열었던 비어 가든이 지금과 같은 대형 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해가 늦게 지는 홋카이도의 여름,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 축제는 여름밤을 더욱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준다.

꼭 먹어보자, 홋카이도 별미는?
1. 수프카레: 여러 가지 향신료와 육수를 사용한 묽은 국물에 육류, 해산물, 채소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이다. 취향에 따라 맵기 정도 선택할 수 있다.
2. 라멘: 홋카이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라멘을 맛볼 수 있다. 삿포로 미소라멘, 아사히카와 소유라멘, 하코다테 시오라멘이 가장 유명하다.
3. 징기스칸: 가운데가 볼록한 전용 주물 팬에 양고기와 채소를 함께 구워 먹는 홋카이도 지역 음식이다. 현지인들도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사랑받는다.
4. 게 요리: 게 어획량이 일본 최고 수준인 홋카이도는 신선도, 맛, 가격이 모두 뛰어나다. 겨울철 게는 살이 꽉 차 있고 단맛과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5. 가이센동: 홋카이도는 동해, 태평양, 오호츠크해로 둘러싸인 해산물 천국이다. 해산물을 밥 위에 올린 가이센동은 반드시 맛봐야 할 하이라이트다.
겨울 홋카이도 ‘이것’ 가져가야 돼요?
방수 부츠: 겨울철 홋카이도 여행은 눈과의 전쟁이다. 운동화나 어그 부츠를 신고 걷다 보면 금세 발이 젖고 동상에 걸릴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눈이 발목 이상 쌓이는 곳이 많아 방수 소재의 부츠 착용은 필수. 밑창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어그 부츠를 신는다면 방수 스프레이를 충분히 뿌린다. 단, 인화성 스프레이는 기내 반입 금지이니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장갑: 눈길에서는 누구나 한두 번쯤 미끄러진다. 이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 넘어지면 더 크게 다치기 쉬우니 장갑을 꼭 챙기자. 장갑은 방한용은 물론, 넘어질 때 손을 보호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기능성 모자: 추운 겨울에 머리와 귀를 그대로 노출하면 금세 체온이 떨어진다. 겉감은 방풍·방수 기능이 있고 안감은 보온성이 좋으며, 귀까지 덮이는 모자를 준비한다. 패딩에 후드가 달려 있다면 좋은 대안이 된다. 물에 약하거나 고정력이 약한 모자는 피한다.
아이젠: 생각보다 불편. 아이젠은 준비해 가도 막상 사용하는 일이 드물다. 대부분 버스 투어로 이동해 걷는 구간이 적기 때문이다. 아이젠을 신발에 부착하면 버스에 타고 내리거나 눈길이 아닌 곳을 걸을 때 오히려 불편하다. 단, 눈밭을 오래 걸어야 할 때는 반드시 준비한다.

두경아 여행작가
<무작정 따라하기 후쿠오카>, <지금은, 일본 소도시 여행>을 펴낸 여행작가 두경아의 신간 <팔로우 삿포로>. 지난 10년 간 홋카이도를 누비며 취재한 대표 명소와 맛집에 대한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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