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위협에 맞선 대응 및 대비, 복구 능력을 의미하는 '사이버 복원' 역량이 기업평판은 물론 글로벌 교역에서 필수 요건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보험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서지훈 한화손해보험 기업보험부문장(부사장)은 “사이버보험은 정보시스템, 네트워크, 정보기술(IT)인프라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 침해, 랜섬웨어 등 각종 사이버 공격에 따른 재정적 손실을 보상하고 신속한 복구를 도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연말 서 부사장 주도로 기업보험부문 내 '사이버RM(리스크 매니지먼트)센터'를 세우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글로벌 보안솔루션 컴퍼니 티오리, 법무법인 세종과 협력해 보험 서비스를 컨설팅 개념으로 확장시키고, 사이버 보안 취약점 보강 프로젝트를 A부터 Z까지 원스톱으로 제공 중이다.
사이버RM센터는 맞춤형 보험 컨설팅 제공을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각 기업 보안 환경에 맞춰 보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안한다. 티오리는 보안 시스템 취약점을 캐치해 보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세종은 해커들과 협상부터 피해에 따른 법적 조력까지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기업 특성에 맞는 보험 상품을 컨설팅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 초부터 연이어 관련 계약을 성사시키며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 부사장은 “사이버보험 가입에 대한 니즈는 정보보안담당자와 공감대 형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정보보안 실무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짧은 기간에 만들어낼 수 없는 유대감”이라고 강조했다. 보안기술, 사이버위협 트렌드 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사고 발생 시 실질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부사장은 “과거 방송통신위원회 근무 시절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 실상을 직접 목격하고 그에 따른 정책적 지원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본 경험이 사이버보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이 기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ESGC(cybersecurity)를 핵심 가치로 삼을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진출도 시도한다. 서 부사장은 “미국 등 사이버보험이 정착한 곳의 보험사와 단순경쟁보다 글로벌 재보험사들과 협업 방안을 찾고 싶다”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 건립 등 해외 사업장 진출이 늘고 있는 만큼 현지 원수보험사보다 경쟁력 있는 요율을 제시하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해외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들 만큼은 선점해 나가는게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사이버보험은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 될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 보건 환경 백신”이라면서 “기업 사이버 복원력 향상은 국가 안보와 기업 경쟁력 향상이라는 공공 이익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국내 시장에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파이오니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