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분쟁에서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것과 선익시스템이 중국에서 OLED 증착기를 또 수주했다는 뉴스다.
먼저 선익시스템부터 살피면 수주 장비는 8.6세대 OLED 증착기다. 회사는 지난해 처음 8.6세대 OLED 증착기 공급 계약을 따냈는데, 올해 또 새로운 계약을 맺은 것이다.
증착기는 OLED 제조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인 설비다. OLED는 유기물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인 만큼, 유기물을 화소(픽셀)로 만드는 증착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실현하는 장비가 바로 증착기이니 그 중요성은 다른 어떤 설비나 소재도 뛰어 넘는다.
우리나라가 OLED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했지만 증착기는 전량 해외 의존했다. 특히 OLED 증착기는 그동안 일본이 독식했다.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해왔으나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해 부르는 게 값인 장비를 그대로 쓸 수 밖에 없었다.
선익은 불가능할 것으로만 여겨졌던 증착기 장벽을 뛰어 넘었고, 연이은 공급 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낸 건 놀라운 결과다. 기술에 대한 끊임 없는 투자와 의지가 없었다면 달성하지 못했을 일이다. 핵심 장비의 독과점을 깼으며,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를 세계에 공급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라이센스 체결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사에 남을 만한 사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상대로 미국, 중국 등에서 특허 및 영업비밀 소송을 제기했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중국 업체 제품을 쓰는 북미 핵심 고객사와의 관계, 중국 정부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았지만 뚝심 있게 기술 보호 및 권리행사에 나섰다.
중국을 상대로 한 소송, 특히 지식재산권 분쟁은 소용이 없고, 시간 낭비일 뿐이란 시선도 받았지만 회사는 보란듯이 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 상대방이 판매한 패널의 일정 금액을 로열티로 받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만연했던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침해에 경종을 울리고, OLED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 평가한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 1위 위상에도 그동안 객관적 평가나 시선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경쟁국인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실제 영향도 받다보니 걱정을 샀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와 걱정은 다시 잘해보자는 용기를 불러 일으키기 보다 산업 주체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려던 사람들도 반도체로 이동한다는 한 대학 교수의 이야기는 잊혀지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LCD에서 OLED로 바꾼 곳이 한국이고, 폴더블 아이폰도 이끌어 낸 게 삼성디스플레이다. 첫 등장 때 폴더블폰을 누가 쓰냐고 했지만 시장은 폴더블로 옮겨가고 있다. OLED는 나아가 폴더블, 스트레쳐블로 형태를 바꾸는 동시에 자동차, 모니터, 노트북 등으로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기업들이 국내 삼성과 LG다. 묵묵히 달려온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윤건일 소재부품부 부장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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