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켐프 큐니티 CEO “韓 고객 협업에 2000억 투자”

2025-05-15

“큐니티는 한국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고객사와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제조를 연계하는 전략을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세계적 소재 기업 듀폰이 오는 11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가 주축인 전자 사업을 분사한다. 사명은 '큐니티'로, 듀폰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존 켐프가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내정됐다.

켐프 CE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신임 CEO가 국내 언론에 향후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 큐니티의 글로벌 전략 및 미래 성장 계획에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주요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위해 연구개발(R&D) 및 생산 거점을 고객 근처에 배치하고 있으며 한국도 그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듀폰은 1977년 한국에 진출했다. 웨이퍼를 연마하는 화학적기계연마(CMP) 소재와 세정액,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필수 소재 감광액(포토레지스트) 등 첨단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공급해왔다.

큐니티는 첨단 소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국가별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핵심 투자 대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고객사가 포진한 만큼 한국 내 생산 및 연구 역량 강화가 필요해서다.

2020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위한 극자외선(EUV) 감광액과 CMP 패드 제조·연구시설을 국내에 짓기 위해 2800만달러를 투자했고, 반도체용 첨단 소재 R&D 시설 구축에 대한 331억원 규모 투자도 올해 완료된다.

켐프 CEO는 한국 투자는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규 투자로 2029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한국 내 소재 R&D와 생산 역량 강화에 쓰인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100명 이상의 신규 고용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켐프 CEO는 “향후 반도체 산업 발전 및 수요 동향, 고객 지원의 필요성을 반영해 추가 투자의 구체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한국 고객 지원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큐니티가 한국을 포함, 거점 국가에 공을 들이는 건 고객사 수요 변화 때문이다. 켐프 CEO는 이를 '신속성'과 '신뢰성'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했다.

그는 “고성능 컴퓨팅과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고객은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를 더욱 신속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며 “이에 대응해 R&D와 생산시설을 고객과 가깝게 배치, 보다 빠르게 소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성은 공급망 역량과 직결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급망 회복 탄력성에 대한 고객 요구가 더욱 커졌다고 켐프 CEO는 부연했다. 큐니티는 이를 위해 소재 개발 및 생산 뿐 아니라 원재료 수급까지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고객을 위한 EUV 감광액 개발·생산이 각각 화성·천안 사업장 등에서 이뤄지는데, 큐니티는 원재료 역시 한국산을 쓰기로 했다. 한국 고객 맞춤형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켐프 CEO는 “이러한 접근은 향후 EUV 감광액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과의 접점도 지속 확대할 예정으로, 켐프 CEO는 그 전초기지로 천안 생산시설을 꼽았다.

켐프 CEO는 “천안에는 고객의 세부적인 기술 요구에 부합하는 신규 제조 및 테스트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며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를 넘어 고객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적 개발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큐니티의 전략이다. 제품 설계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켐프 CEO는 “고급 분석 도구와 모델링 기법 투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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